합법인 척 불법체류 알선 '中企 뒤통수'

김준석 기자

발행일 2019-06-1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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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민간 인력 중개업체들 성행
불법고용·업주피해건 큰 폭 증가
中企, 구인난에 처벌까지 이중고
"취업비자 꼭 확인을" 당국 주의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이 불법 체류 외국인을 합법인 것처럼 속여 알선하는 중개업체들의 성행으로 불법고용까지 휘말리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불법 체류 외국인에 대한 단속에 한계가 따르고 중개업체에 속아서 고용했더라도 처벌을 피할 길이 없어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은 33만5명으로 전년 동기 23만2천171명 대비 10만명 정도 늘었다.

외국인 불법고용 건수도 지난 2011년 1만3천182건에서 2017년 2만4천740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업주 처벌 사례도 같은 기간 1.5배 늘어 2017년 8천723건을 기록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불법 체류 외국인인지 모르고 중개업체를 통해 이들을 고용했다가 뒤늦게 처벌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평택의 한 건설현장을 운영했던 A건설업체는 지난해 4월 개인 인력 중개업자와 구두 계약을 맺고 매일 1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다가 뒤늦게 이들의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3년 간 고용금지 조치를 당했다.

약 1년간 민간 인력 중개업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온 화성의 B제조업체도 지난해 11월 일부 근로자의 불법체류 사실이 나중에 밝혀져 고용금지는 물론 벌금까지 맞을 위기에 처했다.

급여는 물론 4대 보험료까지 직접 부담한 터라 이들 기업은 고용된 외국인들이 불법 체류자인지 몰랐고, 중개업체에서도 근로자들의 취업비자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해 철석같이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

B제조업체 관계자는 "취업비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인력난 때문에 급히 근로자를 고용하려다 보니 일단 업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를 통해 고용하는 외국인 근로자로는 일손이 모자라 민간 업체에서도 알선을 받아야 하는데 앞으로는 믿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면서도 외국인 근로자 고용 시 기업들이 알아서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내 한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 근로자들이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귀국하지 않고 불법 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경찰과 합동 단속까지 벌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비자 확인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다가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 경우 더욱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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