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력 증원·완전한 주 5일제' 요구
총파업 투표 오늘 오전 결과 발표
가결되면 내달 9일부터 물류 대란
3800여명 속한 경기·인천 큰 타격
사상 최초의 집배원 파업(6월 24일자 2면 보도)이 가시화됐다. 집배원 파업이 시행되면 3천800여명 집배원이 속한 경기·인천 지역의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3만여명의 집배원이 속한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4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25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파업이 가결된다면 우정노조는 법적 노동시간(주 52시간)에 맞춰 근무하는 '준법투쟁'을 실시한 뒤,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정노조는 '집배원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 쟁취'를 파업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우정노동자 250여 명이 과중한 업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구조화된 장시간 노동과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죽음의 행렬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파업 당위성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와 노조, 전문가가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올해 1천명의 정규직을 증원하고 단계적으로 2천명을 증원해야 장시간 노동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조사에 따르면 집배원의 근로시간은 연간 2천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의 평균 근로시간인 2천52시간보다 693시간이나 길었다. 또 집배원은 하루 평균 11시간 32분 일하는 것으로 조사돼 일일 근무시간도 길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 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노사 합의를 이행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본부는 9년 연속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워,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회에 집배원 인력충원 예산안이 올라갔지만 결국 통과되진 못했다.
만약 파업이 시행되면 관련 규정상 필수업무를 유지하기 위해 현장 집배원 총원의 25%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현장 집배원이 아닌 우편집중국 근무 직원은 65%까지 파업 참여가 가능하다. 우체국은 우편·등기사업을 독점하고 있어 파업의 영향은 이 분야에 클 전망이다.
또 수익성이 낮아 민간기업이 배달 업무를 하지 않는 섬이나 산간 지역 배송물량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지영·배재흥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