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가려는 이용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 /경인일보DB

다음에 다시 올수 있게하는 효과 커
콘텐츠 발굴·교통 접근성 개선해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인천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천공항공사 환승 투어 프로그램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서울과 경기도 코스를 선택했다는 게 단적인 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의 '인천공항 환승 투어'를 이용한 외국인 환승객 7만854명 중 3만5천532명이 서울과 경기도 코스를 선택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인천공항 환승객을 타깃으로 한 관광 프로그램 및 상품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인천공항 환승객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3일까지 국내에 머문다. 환승 투어는 특성상 도시 이미지 각인 효과가 크다.

관광 기간이 길면 장점과 단점이 상쇄되는 경향이 있지만, 환승 투어는 짧은 시간 관광에서 형성된 인식이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여행객이 환승 투어에서 좋은 느낌을 받으면 향후 재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얘기다.

인천연구원 조혜정 연구위원은 "환승 관광객 유치의 주목적은 다음에 여행을 올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인천의 관광산업이 발전하려면 인천공항 환승 관광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환승 투어 프로그램 이용객들은 경복궁, 인사동, 전등사, 조계사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묻어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선호했다.

여행객들은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강화도 지역을 둘러보는 환승 투어 프로그램 개발 및 교통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공항 환승객의 절반 정도가 서울·경기도 코스를 선택했다는 것은 이동 거리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인천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한 인천지역 투어 코스는 영종·송도·강화에 국한돼 있다.

환승 투어 코스 개발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조혜정 연구위원은 "강화도 평화 투어, 인천 섬 투어 등 인천만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더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며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교통 등 여행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인천공항 연간 환승객은 약 800만명이지만 환승 투어를 이용하는 외국인은 1%도 안 된다. 전효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장은 "항공사, 지자체, 공항공사가 함께 관광 인프라·콘텐츠 개발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