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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김 양식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확한 생물김을 상품화할 가공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김 양식 산업증진을 위한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화성시 지역농수산물만 취급하는 한 마트에서 관계자가 전라남도 담양 등 타 지역에서 제조한 가공 김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안산·화성등 작년 2만1648t 양식

성장세 불구 도내 '가공시설' 없어
충남등에 팔려 '대천 김'처럼 유통
道 '특화 단지' 내년 말에야 준공


안산시·화성시의 김 양식 농가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기도가 '먹는 김' 생산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도내에서 김 생산이 되는지도 모르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김 양식장은 안산시 16곳(60농가), 화성시 48곳(54농가) 등으로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김은 2만1천648t에 달한다.

이는 당초 생산계획(2만1천70t)보다 많은 수확량으로, 아무런 가공 없이도 전체 404억원 상당의 수익을 얻어 농가당 약 4억원씩이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도내에서 생산되는 김이 비록 전국 전체 김 생산량의 3%가량에 불과하지만, 적기채묘와 초기 김 성장에 적합한 해황여건에다 한강·임진강 하구로부터 충분한 영양염류 공급, 다수확 품종인 슈퍼김 종자 도입 등으로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에 따라 기존의 김 양식 지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도 경기 김의 상품가치를 높게 쳐주는 이유 중 하나다.

경기도 역시 김 양식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김 어망이나 육상채묘, 친환경 부표, 영양제, 어장관리선 등 고품질 김 양식시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경기도산'이라고 적혀있는 김을 시중에서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을 가공하는 시설이 도내에 없기 때문인데, 도내 김 양식 농가가 생산한 '물김'이 충청남도 등 김 가공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팔리면서 소비자들은 '대천 김' 등 타 지역의 브랜드로만 경기도 김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품질이 좋은 김을 생산하고도 타 지역의 이름으로 판매해 '남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다는 지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017년부터 화성시 화홍지구에 '김 특화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 조성에 나섰지만 2020년 연말에야 시설이 준공될 예정이어서 경기도에서 '경기 김'을 만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김 특화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가 조성되면 조미 김 생산은 물론, 연구홍보종합센터 등도 함께 들어서 경기도 김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거점단지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