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평택시대 1년 성적표·(1)빛바랜 청사진]新이태원 꿈꾸던 거리 '정적만 흐른다'

김종호·조영상·김성주 기자

발행일 2019-07-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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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기다리는 미군 임대용 타운하우스
주한미군 재배치가 완료된 지 1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변 곳곳에 '미군특수'를 기대하고 미군용 임대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지만 애초 기대와는 다르게 상권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미 완공된 주택건물도 공실률이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16일 미군 부대 인근 평택 팽성읍 근내리에 무분별하게 형성된 미군 임대용 대형 타운하우스 단지. /김금보기자 artoamte@kyeongin.com

안정리로데오에 '영어 간판' 즐비
불과 500여m 벗어나자 농촌 풍경
"미군들 저녁 먹으러 나오지만…"
상점·주택 분양 잘 안돼 주민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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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0년여에 걸친 미군 재배치가 완료되면서 '한미동맹의 평택시대'가 열렸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미군의 평택통합으로 경기 남부에는 미군뿐 아니라 그 가족, 지원인력까지 4만5천여명에 달하는 인구가 신규 유입되면서 서울 이태원 거리보다 더 활기찬 글로벌 도시의 탄생을 기대했다.

경기 북부에서는 또 70여년간 미군 기지로 묶여있던 지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잇따른 투자를 불러일으켰다. 주한미군 재배치로 달라진 경기도 경제지도의 1년을 살펴본다. → 편집자주

지난해 6월 29일 미군의 재배치가 마무리되면서 한미동맹의 평택시대가 열렸다. 2002년 주한미군 재편 계획이 논의된 지 꼬박 16년 만의 일이다.

지난 16일 취재진이 찾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정문 앞 안정리로데오 거리는 미국의 한 도심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나열된 상점들에서 한국어를 찾기 어려웠고, 각종 영어로 된 간판과 이국적인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즐비해 이곳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군 부대 앞임을 실감케 했다.

다소 한산한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안정리로데오 거리의 음식점은 근무시간을 마친 미군들을 맞이할 저녁장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불과 500여m 남짓한 거리를 벗어나자, 여느 농촌 지역과 다름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미국인은 물론 거리를 지나는 한국인조차 만나기 어려웠다. 다만 분양을 알리는 상점과 주택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40년째 안정리에 살고 있다는 A씨는 "저녁 시간에는 미군이 저녁을 먹으러 나오는 일이 많지만, 지역 경기는 좋지 않다"며 "음식점과 술집을 빼고 이렇다 할 곳도 없다. 걱정했던 미군 범죄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안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군 재배치 소식과 함께 활기를 띠던 부동산 시장의 1년 성적표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준공됐다는 안정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은 300세대 가운데 100여세대만 분양됐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줄 것이라던 미군 임차인을 구한 곳은 분양률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부동산 중개인 B씨는 "미군 재배치가 본격적이던 2010~2012년 사이에 미군을 위한 주택이 많이 지어졌는데 벌써 10년 가까이 지나다 보니, 미군들은 아산테크노밸리 같이 인근 지역의 신축건물만을 찾고 있다"며 "특히 부대 안에 숙소가 계속 생기다보니 최근에도 70여명이 다시 부대 안으로 숙소를 옮기기도 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종호·조영상·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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