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산화' 개발 집중지원 결정
국내유일 순도 99% 불화수소 생산
화성시 '후성' 등 차세대 주자 지목
포토레지스트 관련 기업 주가 상승
두각 못보였던 지역업체들 재평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정부와 경기도가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경인지역 반도체 소재 관련 기업이 재평가를 받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10년간 반도체 소재 부품·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반 소재·부품·장비의 경우 2021년부터 6년간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5조8천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 중에 국산화가 시급한 기술을 가려내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에 오래전부터 반도체 소재를 생산해 왔지만 해외 제품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유일하게 99.9% 순도의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하는 화성시 소재 화학물질 제조업체 (주)후성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기업으로 지목된다.
현재 후성의 불화수소는 공업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향후 기술 개발을 통해 반도체 분야에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감광성 재료) 소재를 생산하는 인천 서구의 (주)경인양행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경인양행은 광개시제(Photo Initiator)와 PAG(Photo Acid Generators)를 만든다. 이들 제품은 포토레지스트 주요 재료로 실리콘 기판과 LCD 패널의 미세한 선폭을 구현하는 데 사용된다.
인천 서구에 본사를 둔 (주)동진쎄미켐도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제품의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동진쎄미캠의 제품은 아직 일본 제품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관련 분야 육성에 나서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독점하는 소재·부품을 바로 국산화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삼성반도체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이 적극 나서 국내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과 공동 개발하고 생산 라인에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운·이준석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