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남북경협회담서 北에 제안
학술영역 속해 '제재와 무관' 확인
지질학자 방북등 구체적 내용 전달
교류 이어가 관광자원 활용 청사진
경기도 한 지자체가 내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유력한 한탄강을 유네스코에 공동 등재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포천시는 북측 대표단을 만나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이 제안은 본 행사였던 포럼에 앞서 진행된 남북경협 관련 회담에서 나왔다.
포천시는 전체 유역의 65%가 남측, 35%가 북측에 속한 한탄강의 전 유역을 세계지질공원에 공동 등재할 것을 요청했다. 세계지질공원으로 공동 등재한 뒤에 교류를 이어나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계획을 전달한 것이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학술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대북 제재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만난 시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통해 공동 등재를 위한 조사가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탄강 남측 구간을 실사한 세계 유수의 지질학자들도 북측 구간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평강군에 자리잡은 한탄강 상류는 북측에서 '역곡천'으로 불린다. 한탄강은 화산 분출로 생긴 하천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희귀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화산 분출지가 북한 평강군 일대여서 남측보다 북측 구간의 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포천시는 구체적으로 유네스코 공동 등재를 위해 지질학자가 방북하는 것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한탄강에 대한 유네스코의 현지조사가 끝난 상태로, 한탄강은 내년 4월께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유력하다.
만약 가까운 시일 내에 지질학자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르면 오는 2021년 북측 역곡천까지 전 구간에 대한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외에 포천시는 북한 토지 개량을 위한 공동 조사도 제안했다. 소량의 토지 샘플로 북한 땅에 부족한 양분을 분석하고, 남측의 기술로 이를 개선할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공동 등재가 가능하다면 이를 계기로 평강군-포천시 간 직접 교류도 시작해 볼 수 있다. 중앙 의존적인 교류에서 벗어나 접경지 각 지자체가 북측의 각 지자체와 특성에 맞게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지질공원 공동 등재를 위해 경기도와 협력하며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3면
/최재훈·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한탄강 유네스코 南北 공동등재하자"
입력 2019-07-29 22:16
지면 아이콘
지면
ⓘ
2019-07-30 1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