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돼지열병 초토화 "평양도 벌써 뚫렸다"

北 수의방역 맡았던 조충희씨 전언
"최소 작년 11월부터 발병했을 것
노동신문 특집, 심각한 상황 반증"
국정원도 "평안북도서 전멸" 밝혀

"평양까지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나타났습니다. 도저히 자기들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태죠."

경기 북부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사실상 돼지열병으로 초토화된 상태라는 전언이 나왔다.

평안남도에서 수의방역담당 공무원으로 10년간 일하다 2011년 한국으로 온 수의사 조충희씨는 24일 "북한에서 신고된 돼지열병은 1건이지만 실제적으로 신고 전부터 병이 만연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생존력이 강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야생 조류를 통해 남하했을 가능성과 북측과 공용으로 사용하는 지하수, 하천 등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 모두 거론했다.


북한은 지난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발병 사실을 알렸지만, 그는 북한 현지 주민의 전언과 언론 동향을 참고할 때 최소 지난해 11월부터 병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는 "올해 1~2월에 노동신문에 돼지열병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특집 기사가 실렸다. 노동당 기관지에서 가축전염병을 특집으로 다루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그때 이미 발병이 상당히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자존심이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병이 만연했다고는 말하지 않고, '방역에 떨쳐 나서자' 같은 투로 기사를 썼다. 이미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OIE에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보고 한 것"이라면서 "지금 북한 모든 도시의 장마당, 교통로에서 돼지 이동과 돼지고기 판매가 중지됐다"고 말했다.

수도 평양까지 돼지열병이 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북한에선 개인이 돼지 1마리를 길렀을 때 100㎏ 당 80달러를 가져갈 수 있다. 북한 시가로 200㎏의 쌀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이 때문에 도시 아파트에서도 화장실·베란다·부엌 같은 공간에서 한 두 마리씩 돼지를 키운다. 적게 잡아도 절반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그렇게 양돈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일부 북한 쪽 지인들과 통화해 파악한 결과, 평양까지도 돼지열병이 나타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북한에)도축 관리 시스템이 없다. 북한은 집·부엌·강·하천·바닷가에서 막 한다. 분변처리 규정도 없어 위생 상태도 좋지 않다 보니 병이 급속히 퍼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를 찾아 "돼지열병으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밝혔다. → 그래픽 참조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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