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 수원여객 대주주로
부천소신여객도 사모펀드사 등극
준공영제로 '新투자처' 부상 분석
"공공성 훼손될 수 있다" 우려도
경기도 여객운수업계에 금융자본이 침투하고 있다. 주식을 사는 행위 자체는 정당한 경제활동이지만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버스업체를 금융자본이 잠식하며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씨엠제일차(주)는 수원여객 주식 8만1천869주(전체 15만3천15주)를 매입해 지분율 53.5%로 수원여객의 대주주에 올랐다. 에스씨엠제일차(주)는 사모펀드인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의 자회사다.
600대 가량의 버스를 보유한 수원여객은 수원 지역 최대 버스업체로 지난 1962년 설립 이후 50년 이상 '창업주-아들-손자'의 가업 승계 방식으로 경영권이 계승돼 왔다.
수원여객 뿐 아니라 부천시에 있는 소신여객도 지난해 사모펀드인 '에스티엘2018의1사모투자합자회사'가 83.43%의 지분을 확보하며 대주주로 등극했다.
그 전까지 소신여객은 같은 버스업체인 시흥교통이 대주주로 있으며 시흥교통의 자회사로 존재해왔다.
이처럼 버스 보유 대수로 도내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버스업체들에 잇따라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들어서며 뒷말이 무성하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모펀드가 '시민의 발'로 공공재 기능을 하는 버스업체를 인수하자, 적자 노선은 폐선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앞으로 추진할 준공영제로 사모펀드가 과도한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의 인수 시점은 버스 준공영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 이후여서, 공공자금 투입이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버스업체가 사모펀드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에서 버스업체가 큰 수익을 내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했다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시 65개 버스업체 중 절반이 넘는 33개 업체가 주주들에게 배당을 시행했고, 배당 액수만 28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5천억원이 넘는 세금이 준공영제 운송수지 적자 보전용으로 지급됐다는 것이 알려지며 세금으로 돈 잔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도내 버스업체를 인수한 사모펀드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자본회수 없이 영구 배당 펀드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배당'이 투자의 목적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모펀드가 버스업체를 인수하는 것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사모펀드 측에 버스업체의 주식을 매입한 이유를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