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에 '경기북과학고'가 유일
"질 높은 교육 받을 통로 좁아져"
군포·화성등서 꾸준히 설립 요구
학부모 "특목고 대상 전환정책 필요"
도교육청은 "추가적인 계획 없다"
경기도교육청이 교육부의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에서 한 발 더 나가 과학고와 영재고도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학부모 등 지역사회에선 오히려 과학고를 추가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타 시·도와 달리 도내에는 과학고가 한 곳 뿐이다. 수원 소재 경기과학고는 지난 2010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상태다.
2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과학고는 의정부에 소재한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다.
경기도는 서울(2곳), 인천(2곳), 부산(2곳) 등 타 시·도에 비해 학교 수가 적다 보니 도 단위 학생 모집을 해야 하는 경기북과학고로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경기북과학고 입학 경쟁률은 8.8대1로 전국 평균 3.35대1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전국 20개 과학고 중 가장 높았다.
과학고 신설 요구는 지난 2010년 수원의 경기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6년 부천에서는 과학고 설립을 놓고 교육 주체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이후 군포와 화성에서도 이 같은 요구가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교육부가 자사고, 국제고, 외고가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고교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에 따라 오는 2025년 이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좁아지고 있다며 도교육청에 과학고 추가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자사고, 국제고, 외고가 폐지되면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학력의 하향 평준화가 우려된다"며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과학고 신설이나 일반고로 전환되는 특목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과학고 신설 대신 과학중점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과학적 역량을 길러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정 교육감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과학고와 영재고도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과학고 추가 설립 계획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과학중점학교 등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높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