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용객 많은데… '폐국 검토 현화우체국'
우정사업본부가 우편 사업 적자를 이유로 경기·인천 등 전국 소규모우체국 50% 폐국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20년 폐국 검토 대상국으로 지정된 평택시 안중읍 현화우체국이 지난 20일 오전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하루 소화물량 340건 넘는 곳도…
4년간 경기·인천 절반 110곳 폐국
'공적 마스크' 팔만큼 순기능 큰데
수요 많은 곳 포함, 주민불편 우려


코로나19 사태에 공적 마스크 판매처 역할을 할 만큼 우체국은 전 국민의 공공재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사업 적자를 핑계로 '경영합리화' 명분만 앞세워 향후 4년간 경기·인천 등 전국 절반의 우체국 문을 닫겠다고 한다.

겉으로는 일자리 감소 등 '노사갈등' 문제로만 보일 수 있으나, 안을 들여다보면 우정사업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이익보다 공공서비스를 최우선해야 하는 우체국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꼭 대규모 폐국만으로 풀어야 할지 짚어보고 대안을 찾아봤다. → 편집자 주

지난 20일 찾아간 평택시 안중읍의 현화우체국은 오전에 몰린 마스크 판매 이외에도 여러 서비스를 받기 위한 고객으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이날 만난 이양균 현화우체국장은 "반경 500m 이내에 10개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하루 우편·소포물량 340건, 금융고객 80명이 넘어 수요가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2019년 이곳에 접수된 우편물량만 연평균 23만여건, 주민들이 맡긴 예금 등 수신고도 211억원을 훌쩍 넘길 정도지만 현화우체국은 올해 상반기 문을 닫을 전망이다.

또 폐국을 앞둔 인천 연수동우체국도 택배를 부치거나 금융업무 등으로 찾아온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최모(43)씨는 "우편물도 그렇고 금융·보험업무 때문에도 자주 오는데 문 닫으면 대안이 있는지 걱정"이라고 했고, 김모(63)씨도 "공적 마스크를 팔 만큼 순기능이 큰 데 적자만 갖고 폐국하는 건 납득이 잘 안된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4년간 경기·인천지역에서 110개(전체 220개) 우체국의 문을 닫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이중 28개는 당장 올해 상반기 내 폐국을 앞두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우본이 임차국·1읍면 2국·도심 과밀국 등 3가지 기준으로 폐국 대상을 정했지만 여전히 이용·수익률이 적지 않은 우체국이 다수 포함돼 주민 불편만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준석·공승배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