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수백만원대 금품 건넨 '매립지 주민협의체'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03-30 제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688996.jpg
사진은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3-1공구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올 1월초 골프의류·가방 등 전달

위원 일부 골프장상생협 참여 속
부정예약 관련 수사 시기 맞물려
물품 반환 불구 '사건 청탁' 의혹
'깜깜이 운영' 기금운용방식 지적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이하 주민지원협의체)가 올해 초, 관할지역 경찰에게 수백만원대 금품을 전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중 일부는 드림파크골프장 상생협의회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금품을 건넨 시기가 경찰의 드림파크 부정예약 의혹 수사(2019년 10월 25일자 6면 보도)가 진행되던 시기와 맞물린다.

사건 청탁 의혹과 함께 주민지원협의체의 주민지원기금 방만 운용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민지원협의체는 올해 1월 초 시가 60여만원 상당의 골프 의류 3벌과 시가 10여만원 상당의 골프 가방 3개 등 2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인천서부경찰서의 한 경찰관에게 전달했다.

이는 지난해 협의체에서 단체복 목적으로 구입한 물품 중 일부다. 계약서 등을 확인한 결과, 협의체는 지난해 12월쯤 서구 검단지역의 유명 골프 브랜드 매장 등에서 의류와 가방 각각 57개, 약 4천400만원 어치를 구입했다.

경찰은 약 1주일 후 받은 물품을 그대로 주민지원협의체에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경찰은 "저가의 단체 티셔츠인 줄 알았는데, 경찰서에 와서야 고가의 물품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다음날 바로 반환하려 했지만, 사정상 바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금품이 오간 1월께가 경찰의 드림파크 골프장 부정예약관련 수사가 한창이었다는 점에서 '사건 청탁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주민협의체 위원장 등 7명의 주민 위원은 드림파크 운영 등을 논의하는 '상생협의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주민지원기금에서 나오는 협의체 예산이 경찰에게 전달됐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지원협의체의 기금 운용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주민지원협의체 운영 예산은 현행법에 따라 주민지원기금 총액의 5% 범위에서 편성되는데,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기금이 매년 100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협의체 운영 예산은 연간 최소 5억원이 넘는다.

지난해의 주민지원기금은 약 194억원이나 돼 꽤 많았으며, 이 중 협의체 운영 예산은 약 9억7천만원 정도였다.

최근에는 위원장이 협의체 예산으로 구입한 5천만원이 넘는 업무용 고급 RV 차량을 개인용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협의체 운영 예산이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지원금 운용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효국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은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지역사회에 계신 분들에게 몇 벌 더 해서 드린 것"이라며 "드림파크 관련 수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은 인정하며 앞으로는 업무용으로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공승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