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보상비 깎인 질병관리본부 '그 분들'은 미삭감

2차 추경 예산안 발표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 부처 장·차관들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안 등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연합뉴스

경찰청·해경 포함 20개 기관 '싹둑'
국회·대통령비서실등 34곳 그대로
"힘 없는 곳의 설움…" 공무원 한탄
기재부 "효과 큰 곳부터 선별" 해명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려고 공무원 연가보상비를 전액 삭감하기로 발표해 놓고 질병관리본부와 경찰청 등 몇몇 부처만 삭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관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힘 없는 기관 소속 공무원들의 설움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추경 규모는 긴급재난지원금 7조6천억원이다.



세출사업 3조6천억원을 삭감하면서 공무원 인건비 6천952억원(19.3%)도 삭감항목에 포함됐다. 삭감하는 인건비 안에 연가보상비 3천953억원을 전액 삭감(4월 17일자 2면 보도)하기로 했다. 국채 발행 없이 지출 구조를 조정하고 공공부문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연가보상비 삭감 부처와 삭감하지 않는 부처가 나뉘어 있었다.

삭감 부처는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복지부와 대법원,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20개 기관이다.

국회, 대통령비서실·경호처, 감사원, 국정원 등 34개 기관은 연가보상비 '비삭감' 부처로 묶여 인건비 삭감액이 '0'원이다.

반면,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각 기관별 인건비 삭감액을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위해 앞장서온 질병관리본부 인건비가 7억600만원, 국립나주병원 인건비 1억3천300만원 등이 삭감된다. 삭감액으로 따지면 국방부가 1천749억2천700만원, 경찰청이 980억3천900만원, 법무부가 265억2천200만원으로 상위에 있다.

이 때문에 삭감 부처로 못 박힌 기관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A(40대)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기존 치안업무에 지자체 협조 요청까지 쉴 틈 없이 일했는데…,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재경 검찰청의 한 공무원 B(50대)씨도 "총선 다음날 전액 삭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더니 부처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공감대라도 얻고 정책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재부는 추경안의 원활한 국회통과를 위해 인건비 규모가 커 삭감의 효과가 큰 부처를 선별했다고 말했다.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인건비 규모가 1조원 이상인 7개 부처와 다른 재정사업이 추경안에 포함된 중앙행정기관의 연가보상비를 감액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34개 기관도 국회 통과 즉시 예산집행지침을 변경해 실제로 연가보상비가 집행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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