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2
서현지구 내에서 발견된 맹꽁이와 알. /주민 제공

인근주민 환경평가 반발에 재조사
"100마리 이상 확인" 결과도 뒷말
사업추진 위한 '의도적 축소' 의혹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현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법적 보호종인 맹꽁이가 사업지구 내에 상당수 서식하는 데도 '없다'고 해 '부실'이라는 지적과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해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17일 지역주민·LH 등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일원 24만7천631㎡에 신혼·청년 행복주택 등 모두 2천여 세대를 조성하는 '서현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서현지구)과 관련해 LH는 지난해 2월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내놓았다.

평가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맹꽁이에 대해 "사업지구 외부 19m 이격 지점에서 조사됐다"며 "사업지구 내에는 분포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지구지정을 반대하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환경평가가 허위라고 크게 반발하자, LH 측이 다시 조사한 결과 100마리 이상의 맹꽁이가 사업지구 내에서 확인됐다. 지역 주민들은 이에 대해서도 수백, 수천 마리가 서식한다며 LH 측이 의도적으로 축소한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해 7월 사업 지구와 인접한 율동공원 일대에서 '바이오블리츠(BioBlitz)' 활동을 벌여 올챙이 형태로 무리 지어 있는 맹꽁이 등을 대거 발견한 바 있다.

지난 16일 저녁 LH경기지역본부에서 열린 '성남서현지구 제4차 주민간담회'에서도 이런 맹꽁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간담회에는 미래통합당 김은혜(성남분당갑) 의원, 통합당 소속 이기인 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낙용 도의원·박경희 시의원 및 국토교통부·LH 관계자, 지구지정 반대 지역주민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사업지구 내에서 주말농장을 한다는 한 주민은 "30년 넘게 습지 환경이 조성돼 곳곳에서 맹꽁이를 볼 수 있고 새벽에는 집에서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인데, 국토부와 LH는 없다고 했다"며 "개발로 불쌍한 맹꽁이들이 다 죽으면 책임질거냐"고 따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환경평가 당시 조사 시기 등으로 인해 착오가 있었다"며 "전문가를 통해 다시 정밀 조사하고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환경 외에 교육·교통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지만 참석 주민들은 현실성이 없다며 여전히 지구 지정 철회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기에다 여당 소속인 권낙용·박경희 의원도 지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자 정부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 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