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고 설립자, 윤치호(친일)가 아닌 미국인 목사 왓슨"

인천대 독립운동사 연구소 주장
1930년대 지역신문서 증거 찾아


올해 개교 114주년을 맞은 인천 송도고등학교의 설립자가 친일파 윤치호가 아닌 미국인 선교사였다는 주장이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됐다. 그동안 송도고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 말기 변절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윤치호에 의해 설립된 학교로 알려져 있었다.

의병 연구가인 이태룡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4일 "송도고의 설립자는 일제 앞잡이 윤치호가 아니라 미국인 목사 왓슨(W.A.Wasson)"이라고 밝혔다. 이태룡 소장은 송도고 출신 독립운동가에 대한 서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관련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던 중 설립자에 대한 새로운 기록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송도고등학교는 1906년 10월3일 개성 송악산 기슭 산지현에서 개원한 한영서원을 114년 역사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송도고의 학교법인인 송도학원이 펴낸 '송도학원 100년사'를 보면 한영서원은 윤치호에 의해 설립됐다. 한영서원은 1917년 송도고등보통학교 설립 인가를 받았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952년 인천 송학동에 피난 개교했다. 1983년 지금의 옥련동 신축 교사로 이전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태룡 소장은 송도고의 전신인 한영서원의 설립자는 윤치호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1930년대 개성의 지역신문 기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1933년 12월16일 발간된 '고려시보'에는 송도고보 특집 기사가 실렸는데 학교 역사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당초에 동교(同校)를 창립하기는 광무 10년 봄 미국인 목사 왓슨씨가 처음으로 한영서원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송악산 아래 산지현에 있는 선교사의 부속주택을 빌어서 개교를 하였다가…"라는 내용이 나온다.

한영서원의 설립자가 왓슨이라는 얘기다. 1905년부터 서울과 개성 등지에서 포교 활동을 했던 왓슨은 그동안 3대 교장으로만 알려졌는데 사실 학교 설립자였다는 게 이태룡 소장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고려시보는 당시 개성에서 월 2회 발간된 신문으로 송도고보와 관련된 특집을 자세하게 다뤘다"며 "윤치호의 일기 등을 통해 송도고 설립자라고 잘못 알려졌거나 누군가의 조작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태룡 소장은 '송도학원 100년사'에 윤치호가 미국 선교사의 위임을 받아 학교를 설립했다고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윤치호는 기독교 신자였고, 관료 경력 등으로 학교 설립 과정에서 서류 업무를 대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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