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진보당'을 이끌고 있는 김재연(40) 상임대표. 그는 "한국 사회에서 '레드 콤플렉스'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
"헌재, 北 사회주의 추종·의원직 박탈 판결… 근거 없어"
탄압받는 사람들 연대… 국민 스스로 '색안경' 벗을 것
레드 콤플렉스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된 것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 상대 정치 세력을 좌익·친북·종북으로 몰아가며 비판하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통합진보당이 해산한 2014년은 한국 사회에서 레드 콤플렉스가 강력하게 영향을 미쳤던 시기다.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가 정당을 해산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김재연 상임대표는 삭발 등의 방식으로 반발했다.
김 상임대표는 "6년이 지난 지금 헌재 해산심판 결정문을 다시 봐도 납득할 수 없다"며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숨은 목적을 가진 정당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정당이 해산됐을 때 의원직까지 박탈된다는 건 헌법은 물론 법률에도 근거가 없다"며 "법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 '색깔 공세'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통진당 해산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관 8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해 통진당은 해산됐다. 지역구 국회의원 3명과 비례대표 의원 2명은 의원직이 박탈됐다.
통진당 해산의 정당성 여부와는 별개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까지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는 오래가지 않고 사그라들었다.
김 상임대표는 "당시 새누리당이 쳐놓은 '종북'이라는 프레임에서 민주당이 옴짝달싹 못했고 진보진영조차 통진당 해산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낼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그는 통진당이 해산된 이후 국회에서 북측과의 평화적 공존을 주장하는 정당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가장 진보적인 축에 속하는 정의당이 최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해 "북 함정을 격파했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최근 치러진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서 '평화'와 '통일'을 강조한 후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레드 콤플렉스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북과의 냉전 구도를 강화해 이익을 보는 일부 세력 때문에 북측과 평화적 공존을 도모하는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을 지역구에 출마해 5천536표를 얻어 낙선했다. 득표율은 4.33%.
김 상임대표는 "국민들이 (붉은)색안경을 스스로 벗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며 "의정부에서 대중 속에 들어가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고 정치인으로서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의 건강함을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탄압받는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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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정운차장, 이원근, 이여진기자
사진 : 김도우기자
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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