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핑계'에 속았나…시장상인 대목 넘겨준 지자체

경기도 16개 시군 '설 당일로 의무휴업일 변경' 소상공인 반발

이여진 기자

발행일 2021-01-28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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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귀향 대신 고가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24일 서울의 한 마트에 설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2021.1.24 /연합뉴스


마트協 '노동자 휴식권 보장' 공문
기존 10·14일 → '손님 없는' 12일
시군들, 협의과정 외면 내부 결정
상인연합 "단체행동 등 강력대응"


설 대목을 앞두고 경기도내 시·군 절반 가까이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설 당일로 변경해준 것으로 확인돼 전통시장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평소엔 전통시장 보호를 외치던 지자체들이 대목에는 대형마트 편을 들어준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지난 14일부터 도내 31개 시·군에게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현황을 물은 결과, 이날까지 고양·안산·남양주·안양·화성·의정부·광명·군포·양주·구리·포천·여주·의왕 등 16개 시·군이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10일 또는 14일에서 12일(설 당일)로 변경하겠다고 회신했다.

이에 따라 코스트코 일산점, 이마트 화성봉담점, 롯데마트 장암점 등은 설을 앞두고 방문객이 한창 몰리는 10일이나 설 직후인 14일에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본래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매월 둘째 주·넷째 주 수요일 또는 둘째 주·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한다. 하지만 막상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는 쇼핑객이 몰리는 명절 대목이 아닌 쇼핑객이 거의 없는 명절 당일로 의무휴업일을 바꿔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해 왔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영난이 극심해진 올해엔 설을 두달 앞둔 지난해 말부터 대형마트 이익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마트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이유에서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구했다.

각 시·군은 대체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등 소상공인과의 공식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내부 검토만으로 이런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현행법은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이 아닌 날로 지정할 때에만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해 명절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변경할 경우 합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의왕시 관계자는 "전통시장에서 특별히 민원이 들어오지 않아 별도 합의 없이 내부 검토만으로 명절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변경해주고 있다"며 "롯데슈퍼와 인접한 부곡도깨비시장을 제외하고는 피해를 볼 만한 전통시장이 없고, 오히려 고객들이 대형마트 주차장을 쓸 수 있어 전통시장 입장에선 이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장은 "유통 대기업이 각 지자체와 손잡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단체 행동에 나서거나 경기도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현행법상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은 각 시·군의 고유 권한이라 주변 골목상권 영업권 침해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라고 당부하는 선에서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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