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월요논단] "모든 차별은 위법이다"

일본인 39% '한국, 부정적으로 평가'
나도 일본인 긍정적으로 보진 않아
그러나 모든 것을 판단하는건 아냐
개별적 다름 인정통해 전체를 봐야

하여, 어떤 차별도 없는 세상 꿈꾼다

김구용국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차별적 시선에서 기인된 혐오와 증오가 범죄로 드러난 구체적 사례가 아시안을 향한 애틀랜타의 총격사건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였고 'Stop Asian Hate'의 구호를 외쳤다. 이러한 노력 때문이었는지 다행스럽게도 연쇄 총격범에게 증오범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구형하였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아시안으로서 위안도 잠시였다. 아시안으로서의 한국인은 또 가슴 먹먹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발생한 'Korean-Japanese' 혐오범죄다. 재일동포 어머니를 둔 중학생에게 모욕적인 글을 올린 혐한 블로거에게 일본 법원이 130만엔의 배상을 판결하는 사건의 경위는 이러했다.

사건의 피해자인 나카네는 "난 추악한 조선인이 아니다"라며 혐한에 맞섰고 3년여의 세월이 지나 승소판결을 받았다. 사건의 발생은 2018년 나카네(당시 중학교 3학년)가 평화시위에 참여한 것이 기사화되면서였다. 일본 남성(60대)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온라인에 '자이니치라는 악성 외래 기생 생물종', '겉모습도 속도 추악한 조선인' 등 혐오 발언을 하였다. 당사자였던 나카네는 이 남성을 모욕죄로 고소했으나 형사재판에서 9천엔의 약식 명령이 내려지는 데에 그쳤다. 나카네는 다시 2019년 명예훼손, 모욕, 차별에 의한 인격권 침해를 주장하며 300만엔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였고, 사건 발생 3년 만에 승소하게 되었다. 민사소송 1심에서는 91만엔의 위자료 지불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했고 2심에서 130만엔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나카네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악성 외래 기생 생물종이 아니라, 외모도 속도 추악한 조선인이 아니라, 가족에게 사랑받고,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며 사는 인간"이라고 주장하였다. 나카네는 어머니께서 "내가 조선 사람이라 미안해"라고 했다면서 "우리 가족에게 이 사건은 평생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될 것 같다"고 호소하였다.

나카네의 변호인단은 "인터넷상 혐오 표현에 대한 배상 기준 및 판단 기준을 바꿔 놓을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하였다. 올해 대학생이 된 나카네는 "익명의 비겁한 차별을 허용하지 않고 앞으로 나서서 발언함으로써 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냉랭한 한일관계는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공간적 거리는 가깝지만, 국민 간 서로에 대한 감정은 상대적으로 멀고 먼 나라가 일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역사적 인식에 대한 차이에서 기인되는 것이라 여긴다. 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Korean-Japanese'에 대한 혐오범죄이며 혐한사건일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통해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16개 국가의 8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조사했다고 한다. 한국을 싫어하는 국가는 어느 나라가 1위를 차지했을까? 예상과 같이 단연 일본이었다. 일본은 무려 39%가 한국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한국의 정치 상황, 국제적인 위상, 한국인의 국민성 등이 부정적 응답의 이유였다고 한다. 한국의 정치외교에 대한 16개 국가의 긍정평가 평균이 53.3%였지만 일본인들에게는 겨우 8%의 긍정적 평가가 있을 뿐이었다.

야박하다고 생각을 하다가 나도 나에게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역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모든 것과 모든 일본인에게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판단은 개인적인 것이겠으나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시시비비도 있다.

개별적 다름의 인정을 통하여 전체를 보아야겠다. 하여, 어떠한 차별도 없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차별은 위법이다.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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