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가뭄에 소나기" 이재명 "신뢰회복 기대" 이낙연 "항구평화 노력"
최재형 "연락사무소 폭파 항의 안해" 원희룡 "정치쇼는 남북 망치는 일"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13개월 만에 군 통신선이 27일 재가동된데 대해 여야는 한목소리로 환영하면서도 앞으로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경색됐던 남북관계 개선과 항구적 평화 정착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일방적 구애가 아닌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번 통신 복원이 '정치 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남북 간 통신선이 전면 복원됐다. 가뭄 깊은 대지에 소나기 소리처럼 시원한 소식"이라며 "정전 68년, 이제 우리가 할 일이 많다. 남북 간 통신선의 전면적인 복원을 시작으로 북한과 직접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우선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통신연락선 복원이 남북 간 대화 재개와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조속히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재개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계 구축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환영 의사와 함께 "다시는 누구도 한반도 평화를 흔들 수 없도록 항구적 평화정착에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큰 성과로 평가한 뒤 "한반도 종전을 이뤄내고 다시 평화시대를 열어 7천만 겨레가 염원하는 민족번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환영과 함께 우려감도 드러냈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이번 통신 복원이 구애가 아닌 소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우선 연락선 단절 이후 벌어졌던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 국방 보안기관 해킹 공격, 지난 3월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만행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연천군 UN군 화장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정은의 선의에 의해서 평화가 (유지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당했고 서해 앞바다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의해서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가 진정 대한민국의 생명과 자유,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남북관계는 분명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서 쇼만 하는 것은 오히려 남북 관계를 망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서해 공무원 살해 사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가 통신선 복원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면서 "이번 통신선 복원이 일방적인 북한 달래기의 결과물이 아닌, 남북이 마음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 재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