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출범하는 경기도의 공공택시앱이 지난 음식 배달에 이어 택시 업계에서도 '공공 앱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업계 관계자들은 공공 앱의 성공공식으로 독점 사업자 견제, 전문성 확보, 업계·소비자 참여 등 3가지 요소를 꼽았다.
먼저 독점 사업자 견제와 관련해선 3명 모두 '어렵다'고 진단했다. 음식배달의 경우 굳이 앱을 통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개별 소상공인과 음식점에 접촉할 수 있었는데 택시는 앱을 통하지 않고선 호출을 할 수 없어서다.
특히 카카오는 다른 택시 앱에 가맹하는 기사에게 경고를 주는 방식으로 독점적 계약을 유지하고 있어 공공 앱 등 다른 플랫폼 진출이 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기사에 경고 '독점적 계약'
배민과 달리 멀티 호밍 막고 있어
다른 플랫폼 시장 진출 어려워져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 교수는 "배회 영업이 불가한 현재 택시 시장은 특정 플랫폼이 시장을 독식하기에 최적 조건"이라며 "쉬운 경쟁은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 교수 역시 "카카오는 (배달의 민족과 달리)멀티 호밍(다른 플랫폼 선택 가능성)을 막고 있어 독과점 측면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단칼에 규제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어서 다른 플랫폼 진출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공 앱 만의 전문성 확보도 중요한 요소로 지적된다. 전 교수는 "원래 앱이란 게 겉으로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계속 피드백을 받고 패치하고 업데이트 해서 서비스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이라며 "공공 앱에서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도 이에 대해 "단순히 '카카오 나쁜놈', '배민 나쁜놈'이란 구호만으론 성공하기 어려운 게 앱 생태계"라며 "정부 지원 없이 자생이 가능해야 하는데 배달특급을 포함한 많은 공공 앱은 이런 요소를 못 갖춰 경기도 공공택시앱에도 같은 과제가 주어진 셈"이라고 했다.
지속 업데이트 등 완성도에 의문
"'반카카오전선' 이탈 기사 많아"
얼마나 많은 참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성남의 한 택시기사 단체 관계자는 "기사들이 카카오T앱을 지우고 공공앱만 깔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평인데 이미 '반 카카오 전선'에서 이탈하는 기사가 많다"며 "법인들 역시 카카오T를 지울 경우 수익 저하가 우려된다며 전폭적인 참여는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결국 소비자 선택 문제인데 이미 카카오T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경기도 공공택시앱을 선택할 만한 유인책 마련이 중요하다. 배달특급은 경기도의 전폭적 지원으로 이런 유인책이 마련된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여진·조수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