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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양고등학교의 모듈러 교실 내외부 모습. 2022.1.16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모듈러 교실(이동식 교실)은 교육부가 학교 노후건물을 개선하는 '그린스마트 사업'을 추진하며 등장했다. 노후 학교들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 기간 동안 사용되는 모듈러교실은 설치와 철거가 쉬워 신도시의 학교 밀집도를 낮출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모듈러 교실이 화재, 냉난방에 취약하다며 "아이들을 컨테이너에서 공부시킬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노후·과밀학교의 새로운 대안일까 위험한 컨테이너일까.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한국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를 디지털, 친환경 학교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비 5천194억, 지방비 1조3천억원 총 18조5천억여원을 들여 전국 노후 학교 건물 2천835개동을 리모델링한다. 경기도교육청은 2025년까지 40년 이상 노후학교 건물 382동에 총 2조4천9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학교
리모델링 공사중 임시시설 사용
빠른 설치·단열·소음 문제 해소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학교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임시 교육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그러나 과거 임시교실로 주로 사용됐던 컨테이너 건물은 단열, 방음에 취약하며 유해물질이 발생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듈러 교실'이 등장했다. 모듈러 교실은 건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학교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 설치작업을 거쳐 완성하는 가건물이다. 빠른 설치, 철거가 가능하며 일반 컨테이너 교실의 단열, 소음 등의 문제도 해소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듈러 교실을 통해 신도시 초기 인구가 급증한 뒤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 학생 수가 급증했다 줄어드는 문제 역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교육부가 한 학급당 정원을 28명으로 제한함에 따라, 학교 밀집도를 낮출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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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양고등학교의 모듈러 교실 내외부 모습. 2022.1.16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경기도 화성 남양고에 최초 도입
"일반교실과 구조·안전기준 동일"


경기도 최초로 모듈러 교실이 설치된 곳은 화성 남양고등학교다. 남양고는 학교 동관 건물이 도교육청 안전진단에서 'E등급(즉각 사용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 필요)'을 받고 폐쇄 명령이 내려지며 지난해 5월 모듈러 교실을 설치했다.

해당 모듈러 건물은 2층짜리 1천116㎡ 규모로 일반교실 2개, 교무실, 과학실, 미술실, 음악실, 특성화 교실 3개, 창고, 남녀 화장실이 구비됐다. 개축공사가 완료되는 2023년 10월 철거될 예정이다.

지난 7일 남양고에서 만난 김종성 교감은 "기존 컨테이너보다 내장재는 좋지만, 일반 교실에 비해 창문이 작고 화장실 환기가 잘 안 되는 건 단점이다. 교실도 25명이 쓰기엔 좀 좁다"며 "생각보다 좋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고, 아닌 학생들도 있다. 학부모님들도 좋지 않은 시각으로 왔다가 괜찮다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학부모들은 모듈러 교실이 컨테이너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하남에 거주하는 김모(40대)씨는 "씨랜드 화재 사건도 컨테이너라 피해가 크지 않았나"라며 "모듈러 교실도 결국 컨테이너인데, 아이들의 안전보다 편리성 경제성이 우선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초 학부모들은 환기의 어려움, 소방시설 미확보 등으로 모듈러 교실이 학생들의 안전성과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도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의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해 14개교가 선정을 철회했다.

학부모들의 반대에 교육부는 지난 12일 "현장과의 소통이 미흡했다"며 "올해부터 학교 선정 등 사업 추진 시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와 의견 수렴을 거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모듈러 교실의 구조기준, 안전기준 등은 일반 교실과 똑같다. 소방 시설도 다 갖춰져 있고 창문, 천장에 환기시설도 있다"며 "학부모들이 어떤 이유로 컨테이너 건물을 상상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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