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MZ세대 인재 잡아라" 복지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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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에이티아이(주)는 회사 건물의 한 층을 직원을 위한 '사내체육관'으로 만들었다. 헬스 운동기구와 농구, 배드민턴, 탁구,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조성돼 있다. 2022.2.6 /에이티아이(주) 제공

인천에 사는 A(27)씨는 얼마 전 다닌 지 1년 정도 된 중소기업을 그만뒀다.

다시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된 A씨는 "추가 근무를 당연시하고, 직원의 기본 복지마저 챙겨주지 않는 회사 분위기가 견디기 힘들었다"고 퇴사 이유를 말했다. 그는 "'이래서 사람들이 대기업을 찾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더 나은 직장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 직장인들의 조기 퇴사와 이직 러시가 최근 많은 기업의 고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처우와 복지제도 등이 열악해 조기 퇴사나 이직 비율 등이 대기업보다 높은 실정이다.

대기업 못지 않은 근무환경 조성
기존 인식 깨뜨리며 구인난 대처


실제로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을 진행한 중소기업 516곳 중 63.4%는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나 처우 등으로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센티브와 유연근무제 등 금전적 보상이나 근무제도 이외에도 특별한 복지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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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에이티아이(주)는 회사 건물의 한 층을 직원을 위한 '사내체육관'으로 만들었다. 헬스 운동기구와 농구, 배드민턴, 탁구,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조성돼 있다. 2022.2.6 /에이티아이(주) 제공

에이티아이, 직원 건강관리 앞장
사내 체육관 만들고 금연수당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에이티아이(주)는 회사 건물 한 층을 '사내체육관'으로 만들었다. 이 회사는 체육관에 기본 운동기기는 물론이고 농구장, 배드민턴장, 탁구시설까지 전부 들였고, 개인 지도 운동강사를 초빙해 직원들의 운동을 도왔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흡연하지 않는 직원 모두에게 매달 20만원씩 '금연수당'도 지급했다. 흡연진단키트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흡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체계적으로 금연을 도와 현재는 직원 95%가 금연하고 있다.

최근엔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실내 골프연습장을 조성했으며 게임기와 코인노래방, 안마의자 등도 갖췄다. 에이티아이 전체 직원 중 청년 비율은 약 72%에 달한다.

장정민 에이티아이 인사팀장은 "출퇴근 시간을 직접 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와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회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주)흥아기연은 오는 3월부터 구내식당 메뉴에 '단백질 샐러드류'를 추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확찐자'가 됐다. 식단 관리를 하고 싶다"는 한 직원의 건의로 시작됐다.

흥아기연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0% 이상이 '다이어트·헬스 관련 식단 메뉴 추가'를 원했다"며 "건강 관리 트렌드를 반영해 구내식당 업체와 도입 메뉴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연휴가 끼어있는 평일을 직원 전체 휴무로 해 연차 사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연말 휴가제 등을 도입하는 등 '워라밸'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노레드, 한달에 한번 지각데이
금요일 '2시간 브런치 타임' 제공


'워라밸'을 더욱 꼼꼼히 챙겨 근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기업도 있다. 디지털 광고대행사 '이노레드'는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지각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2시간의 '브런치 타임'도 제공한다. 금요일 점심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유연한 조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커머스 플랫폼 기업 '브랜디'는 지난해 7월 신규 채용 프로그램 '수퍼위크'를 진행하며 해당 기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가사·세탁·베이비(펫)시터·반찬 구독 중 2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라이프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게임 회사 '펄어비스' 역시 미혼 1인 가구 직원들을 위해 월 1회 가사 청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과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이 아주 많다"며 "청년들 사이에 형성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게 쉽진 않겠지만, 고용노동부가 매년 선정하는 '청년친화강소기업' 정보 등을 참고해서 우수한 기업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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