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강세와 엔화의 약세가 겹치는 등 환율시장이 오락가락하며 경기도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급등에 반색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율 상승과 동반된 국제정세 영향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됐던 여행업계 등도 환율 영향에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물류비 등 '달러 고환율'
수출기업 가격경쟁력 상승 '상쇄'
지역여행사, 해외상품 꿈도 못꿔
원·달러 환율은 1천300원을 넘나들고 있다. 27일 외환시장서 원·달러 환율은 1천2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 입장에선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이익을 본다는 게 정설이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만은 않다. 고유가 탓에 원자재 수입 등 물류비 부담이 커져 고환율의 긍정적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수출기업협회 관계자는 "도내 수출기업의 경우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으로 수출하는 곳이 대다수라서 달러 강세에 웃는 기업보다는 물류비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며 "상하이 봉쇄 등 중국의 제조업 수익 악화가 도내 수출기업의 원자재 수입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미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는 코로나에 이은 또다른 직격탄을 맞았다. 여객기 좌석 확보부터 쉽지 않은 데다 어렵게 항공권을 확보하더라도 유류할증료가 꾸준히 올라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이 국제유가 상승분을 메우기 위해 항공권에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는 다음 달부터 이달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를 적용한다.
장태영 경기도관광협회 사무국장은 "고환율에 고유가까지 겹쳐 도내 중소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개별 상품을 판매할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동남아시아 여행 항공료도 예년엔 30만~5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평균 50만~60만원에 비싸면 100만원까지 최소 2배는 올랐다"고 말했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송금액도 환율 인상액 만큼 늘어나는 중이다.
일본에 '완제품' 수출업체 울상
김동연 '비상경제조치' 1호 결재로
반면 엔화 가치는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를 도입해 일본에 완제품을 수출해야 하는 기업들의 애로가 크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수출보험 확대뿐 아니라 판로 다변화도 모색 중이다.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도 경기도와 공동으로 '비상경제대응조치종합계획'을 세우고 7월 취임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결재 1호' 정책으로 추진키로 했다.
금철완 도 일자리경제정책과장은 "기업 애로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결과 물류비 부담을 호소하는 도내 기업이 많아 긴급하게 수출보험료와 물류비 지원 등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판로 다변화 등 추가적인 대응계획을 비상경제대응조치종합계획에 반영하고 이 밖에 기업들이 어떤 피해를 입는지 정밀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관련기사 12면(우크라이나 발 원자재값 상승·고유가 등 여파… 경기도 2분기 경제성적, 1분기 수준 유지)
/손성배·신현정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