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는 올랐는데, 원유단가 낮추라니" 경인 낙농업 농민들 고통 호소

입력 2022-08-08 20:46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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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평택시 진위면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서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들이 '목장원유 가격협상 촉구 유업체 규탄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8.8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폭우가 쏟아진 8일 낮 12시, 한국낙농육우협회 추산 1천300명 가량의 낙농업 농민들이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 모였다. 저마다 손에는 '원유가격 협상, 즉각 개시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고, 경기·인천에서는 평택, 파주, 이천, 양평, 포천, 강화 등 각지 축산농민들이 생업을 멈춘 채 자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료 가격 등 생산비가 폭등해 원유 단가가 그에 맞게 상승해야 하지만 외려 정부는 원유 가격 차등제를 추진해 가격을 낮추려 하고, 매일유업 등 유업체는 가격 협상에 소극적인 상황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서 농성


이날 모인 낙농업 농민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정준 평택시축산계 대표는 "원유 가격은 그대로인데, 사료 가격이 올해만 다섯 차례나 올랐다. 지금 원유가격으로는 도저히 사룟값을 댈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인데 정부에선 원유 가격을 상향 조정하지 않고, 유업체들은 가격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 머리에 띠라도 둘러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히려 생산비 대비 원유 단가를 정하도록 한 원유가격 연동제 대신, 사용 목적에 따라 원유 가격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데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성시에서 낙농업을 하는 이세찬 낙농육우협회 이사는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생산비가 오르면 단가도 인상해야 하는데, 정부는 같은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차등해서 값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가 1t을 생산하면 음용유 800㎏에는 1천100원을 주고, 나머지 가공유 200㎏에는 800원을 주겠다는 셈"이라며 "생산비는 올랐는데 가격은 내린다고 하고, 앞뒤가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사료값만 올해 다섯차례 인상
정부는 상향 조정 나서지 않고
유업체, 가격 협상 소극적 태도"


통상 낙농업계와 유업계, 정부 추천 전문가 등은 매년 새 원유 가격을 정해 그해 8월 1일부터 이듬해 7월 31일까지 이를 적용해왔다. 올해도 8월 1일부터 적용될 새 원유 단가를 정했어야 했지만, 원유 차등 가격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가격 협상을 하지 못했다.

새 원유 단가 협의가 멈춰선 가운데, 낙농업계는 유가공 업체에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매일유업과 빙그레 등을 대상으로 항의 집회에 나선 것이다.

파주시에서 30년 이상 낙농업에 종사했다는 심화섭 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은 "낙농업 농민들이 있어야 유업체도 있다. 협상에 성실히 임하는 게 상생"이라고 주장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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