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경기 한파로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자(2월10일자 1면 보도=건물 대신 '눈물짓는' 건설사들… 경기도 곳곳 부동산 침체 직격탄) 집을 짓기 위한 토지도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특히 공공에서 공급하는 경기도내 공동주택용지는 지난해 말부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주택 건설이 곳곳에서 멈춰서자, 일각에선 몇년 뒤 신규 공급 주택 수가 부족해져 다시금 부동산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LH, 작년말 8개필지중 6개 '유찰'
동탄2·부천 원종·평택 소사벌 등
사전청약 삭제·선착순 계약 무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12월 분양한 공동주택용지 8개 필지 중 6개가 유찰됐다. 택지개발이 활발해 공급되는 주택용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남양주 진접2지구, 군포 대야미지구, 구리 갈매역세권지구, 김포 한강신도시 등 신규 택지개발지구다.
그에 앞서 지난해 11월에 공고된 공공주택용지 중 팔리지 않은 필지 6곳 중 다수도 화성 동탄2신도시, 부천 원종지구, 평택 소사벌지구 등 경기도에 소재한다.
LH는 이들 토지에 대해 재차 공고하고, 요건을 완화해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일례로 당초 지난해 10월 31일 공고됐던 남양주 진접2지구 2개 필지는 그 다음 달인 11월 17일 해당 토지에 주택을 조성해 분양할 경우 사전청약을 실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삭제해 정정 공고했다.
그러나 여전히 매각되지 않아 12월 1일에 재차 공고했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고, 경쟁 입찰이 아닌 선착순으로 수의계약하는 방안도 시도했지만 끝내 팔리지 않았다.
대출 어려워져 건설사들 사업 꺼려
향후 공급부족 우려 "정책 지원을"
공공주택용지 미분양이 속출하는 데는 건설경기 한파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자 금융권은 건설사에 대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문턱을 높였고, 자금줄이 마른 건설업계는 새로운 사업들을 미루는 추세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건축 착공 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57% 줄었다. 기껏 주택을 조성해도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점 역시 건설사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다음 달 전국적으로 공동주택용지를 60필지가량 공급하려던 LH의 근심이 깊어졌다. 공급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향후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건설업계에선 어려운 여건 속 토지를 매입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LH는 공동주택용지 청약자격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 관련기사 12면(경기도 '토지 매매·거래' 동반 침체 늪에 빠지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