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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가 수원·용인·성남·화성시와 지하철 3호선 연장을 위한 차량기지 수용 관련 협약을 체결했지만 서울시는 수서차량기지를 이전하지 않고 복합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해 양측 간 '동상이몽(同床異夢)'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수서차량기지 전경. 2023.2.27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경기 남부권 광역교통 정체 해소 대안으로 꼽히는 지하철 3호선 연장을 두고 경기도와 서울시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수원·용인·성남·화성시와 협약을 맺고 지하철 3호선 연장 재추진을 본격화한 반면, 지하철 3호선 연장의 관건인 '수서차량기지(이하 차량기지)'를 두고 서울시는 이전하지 않고 '복합 개발'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서울시가 차량기지 이전 없이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면 지하철 3호선 연장 역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경기도는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확정하기까지 시간이 아직 남았고 설사 개발로 가닥을 잡아도 추후에 다시 차량기지 이전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내 이전부지 못 찾아 지지부진
화성·수원 등 4곳 최근 협의 시작
서울은 이전 않고 복합개발 발표


지하철 3호선 연장은 출퇴근 정체 대안이 필요한 경기 남부지역과 수서역세권 개발사업 이후 기피시설인 차량기지를 이전하려는 서울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수서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활용방안 사전 타당성 조사'를 추진했고 수원·용인·성남시도 2020년 8월 지하철 3호선 연장 공동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누구도 차량기지 이전부지를 제공하겠다 나서지 않았고 결국 지하철 3호선 연장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 다행히 최근 들어 화성시가 논의 테이블에 뛰어들면서 경기도와 수원·용인·성남·화성시가 지하철 3호선 연장 및 경기남부광역철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2월22일자 3면 보도=경기도·수원·용인·성남·화성 '경기남부 광역교통망' 맞손)하며 다시 논의가 활발해지는 듯했다.

그런 와중에 서울시가 지난 13일 차량기지 이전 없이 차량기지 상부를 인공 데크로 덮는 입체복합개발을 발표했다. 더는 이전부지를 찾는 데 시간을 쓸 수 없다는 게 개발계획의 배경인데,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차량기지 이전부지 마련을 '어려운 현실'이라고 짚으며 아예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겠다는 것.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했고 올해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기지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서울시는 물론 경기도에서도 이전부지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 상황이고 더는 해당 부지를 방치할 수 없어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급변하자 道 "아직 시간있어
남부 광역철도 별도로 진행할 것"


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서울시가 해당 개발계획을 확정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만일 개발이 시작된다고 해도 나중에라도 차량기지를 이전할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하철 3호선 연장이 어려워지더라도 경기남부광역철도 구축은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가 올해 해당 개발계획 관련 용역을 진행하는데, 준공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개발하더라도 차량기지를 이전하면 추가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생기기 때문에 차량기지를 이전하려는 서울시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석·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