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남부와 북부간 발전 격차 문제는 오랜 일이지만 차이가 벌어진 데는 판교·동탄 등 2기 신도시 개발이 한 요인이 됐다.
특히 화성시의 경우 동탄신도시 개발 이후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 최근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기초단체로 거듭났다. 여기에 삼성전자 기흥·동탄사업장을 중심으로 도내에서 가장 산업체가 많은 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신도시 조성이 해당 지자체를 넘어 경기 남부지역 전반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요인이 된 것이다.
왕숙신도시를 시작으로 경기도 3기 신도시 조성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기 동북부 지역에선 왕숙지구가 동탄신도시처럼 지역 전반의 발전을 견인할 지 관심이 쏠린다.
경기북부 소재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왕숙·창릉지구 착공에 발맞춰 경기북부 지역 전반의 새로운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표 참조

가장 큰 차이는 인구다. 화성시에 따르면 2004년 1월 기준 동탄면의 인구는 1만678명으로, 시청이 있는 남양읍(1만7천365명) 인구보다도 적었다. 당시 시 내부에선 수원시와 인접한 태안읍(7만5천455명)·봉담읍(2만8천405명)의 인구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19년이 흐른 지난 4월 기준 동탄 1~8동(동탄면 일원이 개편됨)의 인구는 39만4천914명으로, 화성시 전체 인구(92만5천186명)의 43%다. 동탄신도시가 조성되기 전인 2004년과 비교하면 4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1·2신도시 조성 19년새 '40배 껑충'
통계청에 따르면 화성시 인구는 동탄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2007년 37만1천972명에서 2008년 44만9천354명으로 껑충 뛴데 이어, 동탄2신도시 입주가 진행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꾸준히 5만~6만명씩 증가했다. 동탄을 중심으로 한 인구 증가는 최근 화성시가 도내 인구 4위 지자체로 거듭나는 핵심 요인이 됐다. 2067년엔 도내 31개 시·군 중 화성시만 유일하게 인구 소멸 위험군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여기에 삼성전자 사업장 인근에 도시를 조성, 자연스럽게 배후도시로서 기능토록 한 점과 전체 면적의 7% 정도를 벤처시설 용지로 확보하는 등 다른 신도시보다 자족기능을 더 부여한 점도 동탄의 경쟁력이 됐다. 2020년 기준 화성시는 경기도내에서 가장 기업체가 많은 시·군이다. 대기업 역시 196개가 소재해, 판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338개) 다음으로 많다.
왕숙지구를 시작으로 경기도 3기 신도시 조성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 왕숙지구 개발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창릉지구에 대해서도 1기 신도시인 일산신도시 개발 이후 이렇다할 성장 동력을 얻지 못한 고양시와 경기북부 전반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해 3기 신도시 중 경기북부에 위치한 왕숙·창릉지구를 담당하는 LH 경기북부지역본부는 올해 2개 지구 착공과 맞물려 '경기북부 신 지역발전 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GTX 등 확충·권역별 사업 방안도
경기 북부지역의 경우 균형 발전이 오랜 숙원이지만 오히려 경기 남부지역과의 발전 격차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3기 신도시 조성, 이와 맞물린 G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 등과 연계한 새로운 북부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지역·권역별 사업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용역의 취지다.
LH 경기북부지역본부 측은 "경기북부 지역은 발전 가능성이 큰 곳이다. 3기 신도시인 왕숙·창릉지구는 경기북부 지역을 도의 발전 축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3기 신도시인 왕숙·창릉지구를 차질 없이 조성하는 한편, 이를 중심으로 경기북부 전반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