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작 실내 목욕탕 정도 너비 물웅덩이였지만 그 속은 심연이었다. 지난 1일 30대 성인 3명이 빠져 그중 한 명이 안타깝게 숨진 사고(7월2일 인터넷 보도=가평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남성 숨져… 일행 2명 치료 중)가 발생한 곳이다. 인근 도로변엔 아직도 사고자들이 타고 온 차량이 정차돼 있다.
3일 오전, 사고 발생 이틀 뒤 찾은 현장은 가평군 북면 해발 400m 고지의 가평천 상류 계곡으로, 계곡 바닥 자갈이 맨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수심이 얕아보였다. 그러나 지난주 호우로 인해 수심이 급격히 깊어지는 소규모 물웅덩이가 형성됐다.
경찰은 사고자들이 계곡 사이를 이동하던 중 이렇게 만들어진 면적 30여㎡, 수심 2m가량의 물웅덩이에 빠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평소에도 피서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비가 내리면 물살이 거세지고 급격히 물이 불어 위험한 장면이 자주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점도 직접 계곡 입구에서 반대쪽으로 가로질러 건너야만 도달 가능한 물웅덩이였다. 인근 펜션 운영자 김모(70대)씨는 "평소엔 수심이 얕아 계곡 한가운데 텐트를 치고 음주를 하거나 야영을 하기도 하는데 정말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겉보기만 낮아 비내리면 불어나
안전지킴이 없는곳 다수 주의 필요

폭염 속에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자 안타까운 피서객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집중호우로 물이 급격히 불어난 산간 계곡, 바다 등에서 물놀이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일과 강원 홍천군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60대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가 하면 2일 전북 완주군에서도 계곡 피서객 80대가 물에 빠져 숨졌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모두 5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물놀이 인명 피해는 해마다 30명 이상 발생하는 추세다. 2022년 행정안전통계연보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10년 동안 하천, 해수욕장, 계곡 등에서 물놀이 안전사고로 모두 356명이 숨졌다. 해당 기간 경기도에서도 해마다 인명 사고가 발생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여름 성수기 주요 휴양지나 계곡 등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있음에도 일부 인적이 드문 구간까지는 아직 단속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도 안전 지킴이가 배치되는 기간이었지만 다른 곳보다 인적이 드물어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속에 나서더라도 물놀이 피서객들은 대체로 통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