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흥행 해법 일본에서 찾다·(1)] 특색있는 답례품 등 촉매제… 日 고향납세, 13년만에 100배로

입력 2023-07-17 20:49 수정 2023-07-20 14:05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7-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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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현청 내에 전시된 지역 현황표. 표에 기록된 '아마오우' 딸기 등 특산물들은 후쿠오카현 고향납세의 답례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2023.6.29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일본의 고향납세는 현재 성공적인 제도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다. 매년 증가하는 기부액이 이를 증명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전국 기준 고향납세 기부액은 2019년 4천875억엔, 2020년 6천724억엔, 2021년 8천302억엔으로 나타났다. 시행 첫해인 2008년 기부액이 81억엔임을 감안하면, 13년 만에 100배가 늘어난 셈이다. 후쿠오카현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222억엔, 364억엔, 446억엔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이에 당초 취지인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도 실현되고 있다. 전국 기준 2021년 기부액의 53%인 4천451억엔이 세수로 확보돼 지자체 살림에 활용됐다.

초반 기부 낯설고 홍보 미진 관심밖
2013년 제공 시작 매년 1.5~2배 증가
홋카이도 '털게'로 최다 기부액 확보


물론 고향납세도 시행 초창기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기부 문화가 낯선 데다가 홍보 효과도 미진했기 때문이다. 2013년 기부액은 145억엔으로 7년 동안 고작 64억엔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던 2014년 고향납세는 전환기를 맞는다. 기부액이 2014년 388억엔, 2015년 1천652억엔, 2016년 2천844억엔으로 매년 1.5~2배 이상 큰 폭으로 뛰었다.



2013년부터 각 지자체가 답례품을 제공하기 시작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고향납세의 성공 요인을 '지정 기부 활성화'와 '특색 있는 답례품' '세액 공제 간소화' 등으로 분석한다. 일본은 지정 기부를 통해 고향납세를 활성화했다.

오카야마현의 세토우치시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인근 지역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일본도 '야마토리게(山鳥毛)'를 되가져오는 프로젝트를 실시해 1년 3개월 동안 8억엔을 모았다. 이외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결식아동 먹거리 지원', '문화재 보존' 등 여러 지정 기부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특색 있는 답례품도 흥행 요인 중 하나다. 단순 기부에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 특산품을 맛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홋카이도는 대표 답례품인 '털게'를 내세워 2021년 기준(1천217억엔)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기부액을 확보했다. 간편한 세액공제도 기부 유입을 늘리는 데 역할을 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세금공제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원스톱 특례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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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일본 후쿠오카현청 현지에서 오가타 총무부 세무과 관리계 계장을 비롯한 후쿠오카현 관계자들이 고향납세 제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3.6.29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경기도 전반적 저조 '도농복합' 상위권
쌀·전통 그릇 등 지역품 효과 분석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시작한 한국은 참여도가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기부할 출향민이 적고, 타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이끌 특산품이 부족해 활성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경기도의 31개 지자체에 기부된 고향사랑기부 금액은 모두 4억1천290만원(도 본청 제외)이다. 31개 지자체 중에선 도농복합지역 지자체들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안성시(4천561만원), 여주시(3천633만원), 연천군(3천226만원) 순으로 나타났는데, 쌀·배·간장·전통 그릇 등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선정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비수도권에서도 비슷하다. 치즈를 답례품으로 선정한 전북 임실은 3억1천476만원을 기부받아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경기도와 도내 각 지자체들은 일본처럼 지정기부제 활성화와 답례품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 후 반년이 흐른 지금도 답례품 선정에 난항을 겪거나 지정 기부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한 상황이다.

또 특색 있는 답례품 발굴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민간 업체 참여도가 낮은 실정이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정 기부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협의회나 행정발전협의회 등을 마련해 구상하고 있다"며 "답례품 선정과 관련해 공급 업체 모집이 생각보다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답례품을 더 늘리기 위해 시·군에 홍보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건·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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