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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의회와 시체육회장 간 갈등으로 촉발된 시의회 파행과 관련, 성길용 시의회 의장 및 의원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2023.9.19 /오산시의회 제공

'예산 삭감'으로 촉발된 오산시의회와 시체육회장간 갈등으로 임시회 무기한 정회가 선언(9월14일자 5면 보도=오산시의회-체육회장 '예산 갈등'… 이권재 시장까지 가세 '과열 양상')된 가운데, 시장과 시의회가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정상화가 요원해지고 있다.

19일 시의회와 시 등에 따르면 권병규 시체육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제35회 시민의 날 체육대회 대회사에서 시의회가 체육회 워크숍 예산 1천1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삭감한 것과 관련 "체육회 예산을 삭감한 시의원들을 왜 내빈으로 소개하냐"는 등의 비난성 발언을 했다.

이에 시의회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체육회 예산 의결 과정에서 시의회에 압력을 행사,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권 회장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권 회장은 지난 13일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시민들에게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시의회를 재차 비난했고, 같은날 성길용 의장은 제278회 임시회 본의회에서 이권재 시장의 재발방지 약속과 시체육회장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임시회 무기한 정회 선언에 이 시장이 "체육회와 시의회 감정으로 인해 이번 회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끝내는 것은 시의회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며 받아치면서 갈등은 확산됐다.

이후 이와 관련 이 시장과 시의회는 잇따라 입장을 발표하며 파행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으로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무기한 정회 선언' 잇단 파행… 이권재 시장 "생계지원비등 38건 답보"
"사퇴 강요 못해" 중재역 거부도… 시의회, 사과·재발방지책 재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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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의회와 시체육회장 간 갈등으로 촉발된 시의회 파행과 관련, 이권재 오산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2023.9.19 /오산시 제공

이 시장은 지난 14일과 17일 연이어 입장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현안을 외면한 시의회의 사과와 함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 시장은 시의회 파행으로 경기도형 긴급복지사업(8억4천만원), 기초생활보장급여(약 6억4천800만원) 등 서민·약자를 위한 생계지원비와 오산도시공사 설립안 등 38건의 민생 현안이 발목이 잡힌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시체육회장 사퇴에 대해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인의 투표로 선출된 민선체육회장의 사퇴를 시장이 강요할 수 없다"며 사실상 중재역할을 거부했다.

이에 시의회도 지난 18일 성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시의회의 예산심의권을 무시한 체육회장의 진실한 사과를 이끌어내고 시장으로서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하라"고 재차 주장했다. 의장과 의원들은 "시장의 적절한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 심의 안건들을 통과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시장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같이 양측이 정상화를 희망한다면서도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민 김모씨는 "시장과 시의회의 책임공방이 길어지면서 민생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라며 "조속히 시의회가 정상화돼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시와 시의회의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오산/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