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통복지

꽉 막힌 버스요금 인상 문제 '더 경기패스' 뚫어줄까

입력 2023-11-09 20:22 수정 2024-02-07 15:30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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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버스 노사의 극적 타결로 총파업에 따른 교통대란 위기는 넘겼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난 '버스요금 인상'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경인일보DB

지난달 경기도 버스 노사의 극적 타결로 총파업에 따른 교통대란 위기는 넘겼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난 '버스요금 인상'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이미 코로나 19에 따른 대중교통 수요감소, 준공영제 순차 도입 등 요금 인상 요인은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서민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시내버스 요금 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이 경기도 약속이어서 무작정 인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치솟아 업계 재정위기 가속화
준공영제 도입하려는 道 곳간 심각
동결 기조 유지하기엔 한계치 임박
'K-패스' 기반 도민 혜택 늘어나면
부담 낮춘다는 김동연 공약과 부합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중교통요금 환급제도인 'The(더) 경기패스'의 내년 하반기 도입을 선언하면서, 대중교통 혁명은 물론 버스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19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부족인력 충원 재원 마련을 위해 수도권 지자체 중 유일하게 버스요금을 1천250원에서 1천45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올해는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 고물가 등 여파를 고려해 상·하반기 모두 요금을 동결했다. 반면 서울시와 인천시는 지난 8월과 10월 각각 요금을 인상했고 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 요금 역시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1천400원으로 150원 올랐다.

경기도는 올해 요금 동결을 결정했지만, 내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중교통 수요는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여파로 유가는 급등했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도입될 경기도형 시내버스 준공영제인 공공관리제 전환에 따른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이 때문에 버스업계는 재정 위기가 턱밑까지 차올랐다며 요금 인상을 요구했고 세수 부족 속에서 공공관리제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기초단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요금을 인상할 경우 유류비 보조 등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늘리지 않거나 오히려 줄일 수도 있다.

서울과 인천시는 최근 요금을 인상해 현재 경기도 버스요금이 상대적으로 낮다. 요금을 소폭 인상하는 것은 수도권 시내버스 요금을 정책적으로 맞춘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문제는 시내버스 요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김동연 지사의 공약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점인데, 내년 7월부터 시행을 앞둔 더 경기패스가 이러한 상황의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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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더 경기패스는 지난 8월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대중교통요금 환급 제도인 '(가칭) K-패스' 기반에 더해, 경기도민 혜택을 늘린 것인데 버스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내버스 요금 부담 완화 공약을 추진 중인 경기도는 더 경기패스 시행 결정 이전에도 K-패스의 전신인 알뜰 교통카드와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 등을 토대로 공약 이행을 추진해 왔다.

더 경기패스의 경우 월 2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0~53%의 요금을 환급해 준다. 이와 더불어 K-패스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을 위해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도 확대될 예정이다.

요금 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서민들의 부담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곳간이 비어가는 경기도는 물론 버스 업계, 시·군까지 버스요금 인상을 외치는 데다 인상 요인도 여전해 동결 기조를 이어가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도민을 설득하는 공론화 과정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는 동결을 결정해 추가 논의는 없다. 다만 내년도 요금 조정은 앞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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