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유행… 품귀 현상
빠른 치료 위해 '페라미플루' 선호
동네병원 10곳중 3곳 "아예 없다"
정부, 비축분 추가 방출 오늘 검토

최근 아동과 청소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급증하면서 일선 병원에서는 독감 수액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독감은 지난해 9월부터 유행주의보 해제 없이 연중 유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다른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 독감 유행이 예년 대비 이른 겨울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이 공개한 48주차(11월26일~12월2일) 기준 경기도 내 독감 의사환자 분율(외래환자 1천 명당 발열 등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은 4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7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일선 병원에서 수액 형태로 주사하는 독감 치료제인 '페라미플루'가 빠르게 소진되며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독감에 걸린 시민들은 빠른 치료를 위해 약보다 페라미플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물량이 없다 보니 페라미플루가 있는 병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독감을 앓았다는 A(34)씨는 "약은 5일 동안 먹어야 하는데, 수액은 한번 맞으면 효과가 나타나고 실비처리도 되다 보니까 수액을 맞았다"며 "회사 인근에 있는 병원에 몇 곳 전화해본 뒤에야 맞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수원과 용인시 등에서 독감 수액을 취급하던 동네 내과 및 이비인후과 10곳 중에서 3곳은 아예 물량이 없었다. 수원 우만동의 한 내과는 "지금은 페라미플루가 아예 없어서 일반 몸살 수액만 맞을 수 있다"며 "그전에도 수급이 어려워 조금씩 구해다 썼는데 현재는 아예 품절상태라 주문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물량이 남아있는 병원에서도 넘쳐나는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용인 수지에 있는 한 내과 관계자는 "두 달 전쯤부터 거의 다 떨어질 때쯤 최소한의 물량으로만 받고 있다. 지금은 1개가 남아있어도 아예 10개씩밖에 주문이 안 된다"고 했다. 같은 지역의 다른 내과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워낙 많다 보니, 물량확보가 어렵다. 어제 간신히 10개가 들어왔는데, 평소 같으면 이번 주 안에 끝날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생산업체가 증산해서 생산 중이나, 원료를 바로바로 공급할 수 없는 구조라 한계가 있다"며 "질병관리청에서 11월에 비축분을 이미 한 차례 풀었으나 현장에서 부족하다고 하고 있어 15일 개최하는 수급 불안정 민관협의체에서 국가 비축분을 어느 정도 풀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