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뜨거운 유치전… '적자 운영' 경기도의료원 반응은 싸늘

입력 2023-12-25 20:05 수정 2024-02-05 21:29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2-26 1면

[뉴스분석] 새로운 경기동북부 의료원 새해엔 가능할까


의료 취약지역 400병상 이상 규모
남양주·동두천·가평 등 설치 요구
현실은 출연금 소진·의료진 부족
"정부·道 지원 통한 회복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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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경인일보DB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 중 하나인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과 관련 시·군들의 뜨거운 유치전이 한창이지만, 정작 경기도의료원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해제 후 적자 심화로 경영난과 의료진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인데, 경기도의료원의 회복도 이뤄지기 전에 신규 의료원 설립이 가능할 수 있느냐는 걱정 때문이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를 출범해 북부의료원 건립에 대한 타당성을 논의 중이다.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은 김동연 지사의 공약 사업인데 의료 취약지역인 경기동북부에 400병상 이상의 공공의료원을 신규로 설립해 의료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시·군들의 유치전도 한창이다.

지난 11일 남양주시는 경기도의료원(이하 도의료원) 유치 전담반(TF)을 구성해 의료원 유치전에 합세했다. 남양주시는 대형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을 짚으며 3만3천여㎡ 규모의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용지가 면적이 넓고 접근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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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앞에서 동두천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유치 요구 집회를 개최한 모습. /경인일보DB

지난 10월 24일 동두천시 지역발전범시민대책위원회는 경기도청 앞에서 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며 동북부의료원을 동두천시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동두천시가 대진의료재단과 동두천 제생병원 본관동을 무상으로 임대하는 협약을 체결해 2천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그 밖에도 가평군과 양주시 등 타 지자체들도 유치 의사를 밝혔다.

동북부 공공의료원 유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 해제 후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도의료원 산하병원은 임금 체불 위기가 반복돼 지난달에도 본부에서 이천·안성병원을 제외한 4개 병원에 도 출연금 10억원씩을 추가로 교부했다.

상여금, 퇴직금 등이 지급되는 이달엔 도 출연금마저 소진돼 이천병원의 여유자금을 빌려와 자금을 충당하기까지 했다.

의료진 확보도 문제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의료진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신규 병원이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여기서 시작된다.

실제 의정부 병원은 지난 8월부터 응급의학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9차례 게시했지만 1명만 채용됐다. 현재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1명인 상황에 따라 의정부 병원 응급실은 이달부터 주 2회로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만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내년 '코로나19 회복기간 손실지원' 예산은 10억원으로 올해 34억원에 비해 무려 24억원이나 삭감됐다.

도의회에서 운영 중인 '도의료원 운영 정상화 TF' 관련 예산도 연구용역 비용 2억원만 확정돼 도의료원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경기도의료원은 정부와 도의 지원이 확대돼 자율적 회복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의료원도 정상 운영이 되지 못하는데, 추가로 대형 공공의료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의 동북부의료원 설립 타당성 검토 후에 관련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동북부의료원과 관련해서 결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면서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에서 동북부의료원 설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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