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2배 늘어… 'PF 리스크' 확대 우려

입력 2024-01-02 19:45 수정 2024-01-02 20:4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03 1면

작년 11월 2089가구… 1년새 38% ↑
건설사 대출상환 못할 위험성 커져
본 PF 전환 저해, 고스란히 부채로
비주택도 공실 대란… 부동산 뇌관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2023년 12월29일자 1면 보도) 수도권에서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초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수록 건설사들의 여건이 악화돼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실정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호로 2022년 12월 말(7천518호)보다 28.2%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천292호에서 2천89호로 38.2% 급증했다. 2년 전인 2021년 12월(601호)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1월 595호에서 11월 1천69호로 2배 가까이 늘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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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어날수록 PF 대출 부실 위험을 키운다. PF 대출을 통해 진행하는 건설현장은 토지 매입 등 사업 초기 자금 융통을 위해 먼저 브릿지론을 받는다. 이후 분양에 들어가면 해당 수익 등을 토대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본 PF로 전환 대출해 남은 비용을 처리한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하면 브릿지론을 상환할 길이 막혀 버린다. 본 PF로의 전환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건설사의 부채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023년 한 해 동안 급증했다는 것은 태영건설에 닥친 위기가 건설업계 전반에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되는 주택이 많다 보니 저마다 재정난이 심해지고 이에 따라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할인 분양하는 건설사도 많다. 중견·중소 건설사들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편"이라며 "올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사들은 없는 편이다. 분양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자금 조달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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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초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분양으로 불이 꺼진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경인일보DB
 

이런 미분양은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에서도 나타난다. 인천·경기지역의 지난해 상반기(1~6월)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989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과잉 상황 속 공실 대란이 일어나자 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태영건설이 상환하지 못한 PF 대출도 브릿지론 단계에 있는 서울시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개발 사업과 관련돼 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에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 인한 PF 대출 상환 위기론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건설사의 자구책과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분양 시장이 회복되긴 힘들 것"이라며 "건설사들은 미분양 사업장을 정리하고 안정적으로 공사할 수 있는 사업장 위주로 선별 분양에 들어갈 필요가 있고, 정부는 시장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건 바이 건'으로 사업장 등급을 나누거나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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