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시설 다 멀쩡한데 왜"… '인천 사일로 이전' 업계 반발

입력 2024-01-03 20:02 수정 2024-01-03 20:07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04 15면

市,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 결과 따라

곡물저장시설 이전 본격화될 전망
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때 건의
관계자 "천문학적 비용 왜 옮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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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내항 7부두에 있는 사일로. /경인일보DB

인천항 내항을 재개발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에 따라 이곳에 있는 '사일로'(곡물 저장 시설)를 이전하는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항만 업계에서는 사일로 이전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해양수산부가 용역 중인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26~2030)에 내항 사일로를 다른 항만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결과에 따라 사일로를 동구 화수부두·만석부두 등으로 이전할 것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항에는 현재 4·5·7부두에 한진·선광·대한통운·대한싸이로·(주)한국TBT 등 5개 업체가 총 96만t 규모의 사일로를 운영하고 있다.



내항 사일로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인천항만업계에선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내항의 양곡류 물동량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양수산부의 해운항만물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전체 양곡류 물동량(1천42만6천209t) 중 36.1%(376만6천889t)는 인천 내항에서 처리됐다. 이는 국내 항만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이다.

내항에 있는 사일로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양곡류를 가공하는 주변 공장들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내항 주변에는 대한제당·대한제분·대한사료·CJ제일제당 등이 인천항에 하역된 양곡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물동량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만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노후하거나 유휴화된 항만을 개발하고 정비하는 항만재개발법 정의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굳이 다른 항만으로 사일로를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조만간 인천시에 사일로 이전과 관련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항만 기능 폐쇄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화물이 많이 줄어든 2·3·6부두이고, 중고차나 양곡류 물동량이 많은 4·5·7부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항만 업계나 주변 산업에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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