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빛’ 하천 오염사고… 화성시 늑장대응 도마

입력 2024-01-19 11:27 수정 2024-01-21 18:22

공장 화재 사실 평택에 전파 안해

방제비 1천억·재난지역 건의 초래

화성시 관계자 “야간이라 확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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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화성시 양감면 한 위험물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염수가 평택 진위천 합류부 직전 7.4㎞ 구간으로 유입돼 물고기 집단 폐사와 악취가 발생했다. 평택시는 방제 둑을 설치하고 오염물질 제거에 돌입해 국가하천인 진위천으로 오염수가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 사진은 11일 오전 유해화학물질로 인해 물 색이 파랗게 변한 평택시 청북읍 관리천이 방제 둑으로 막혀 있는 모습. 2024.1.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도가 하천 오염사고로 피해를 입은 화성시와 평택시에 대해 재난관리기금 30억원을 긴급 지원(1월18일자 인터넷판 보도)하기로 한 가운데 사고 발생 당시 방제작업에 나섰던 화성시가 정작 평택시에는 따로 상황을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도, 하천 오염사고 화성·평택에 재난관리기금 30억원 긴급 지원

경기도, 하천 오염사고 화성·평택에 재난관리기금 30억원 긴급 지원

경기도, 화성·평택시에 30억원 긴급지원 재난관리기금 각 15억, 응급복구비로 전달 경기도가 하천 오염사고로 피해를 입은 화성시와 평택시에 대해 재난관리기금 30억원을 긴급 지원한..

일각에선 화성시가 제때 사안의 긴급성을 평택시에 전달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께 화성시 양감면 위험물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창고 내부에 있던 제4류 위험물(인화성 액체)이 인근 소하천으로 흘러들어 화재 발생지점 인근 하천에서 국가하천인 진위천 합류부 직전까지 7.4㎞ 구간이 파랗게 오염됐다. 화성에서 발생한 위험물 보관 창고 화재로 유입된 평택지역 하천 ‘비취색’ 오염수가 최대 7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가운데 화성시에서는 인화성 액체가 있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현장 주변의 소하천에 대한 방제작업에 나섰지만, 정작 인근 평택시엔 상황 전파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야간이라 어두워 맨눈으로 오염수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평택지역 하천까지 오염됐는지 등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취재 결과 화성시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다음 날 오전 10시께 진위천 하류로, 민원이 발생하자 점검에 나선 평택시 관계자들은 상류로 이동하다가 현장에서 만나 오염된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화성시의 늑장대응 탓에 방제비용만 최대 1천억원,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까지 해야 할 상황이 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택시에 사는 한 김모(57)씨는 “오염수가 있는 공장에서 불이 났는데, 당연히 인근 하천으로 유입될 거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텐데 도대체 왜 당일 평택시에 상황을 전달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면서 “사고 즉시 공동대응에 나섰다면 이렇게까지 큰 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늑장대응 탓에 엄청난 재난이 발생한 만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9일 21시5분께 화재 신고가 접수된 후 22시15분께 시 재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통해 화학물질 보관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다음 날 00시5분부터 화재 다음 날 00시 05분부터 공장 앞부터 흡착포 살포 등 방제 작업을 벌였다”면서도 “당시에는 야간이라 육안으로 오염수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같은 날 오전 10시께 오염수 유출 여부 확인을 위해 하류로 이동하다가 현장에서 평택시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후부터 공동대응을 하게 됐다. 사고 당시 왜 평택시에 바로 상황 전달이 안 됐는지는 확인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택시는 지난 15일 수습 및 복구에 지자체 재원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 행정안전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한 것과 더불어 경기도에도 특별교부금 조기 교부를 요청했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전날 화성시와 평택시에 각 15억원, 모두 30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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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한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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