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할 '의사' 없는 병원들… '전공의 파업' 혼란 현실화

입력 2024-02-19 19:37 수정 2024-02-20 15:4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20 1면

경기 상급종합병원들 폭풍전야
예약보다 2시간 넘게 진료 대기
입원병동 비자 간호사 연차 독려

전문의 관련 대학병원 스케치 (4)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국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19일 오전 경기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수도권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전공의가 예고한 의료중단을 하루 앞둔 가운데 경인지역 의료현장은 이미 혼란이 시작됐다. 이미 전공의가 의료중단에 나선 병원은 환자의 불편이 이어졌고, 집단행동이 예고된 병원은 긴장하며 전공의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19일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시의 한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각 과별 외래 데스크에는 전공의 파업으로 생긴 불편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 부착됐다.

해당 병원의 정형외과 외래 진료실 앞에는 '전공의 파업으로 일반진료가 없으며 정상적인 진료 진행이 어렵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신경과 외래 데스크 역시 '전공의 파업으로 교수님 외래진료 시 응급실과 중환자실 진료를 병행해 외래진료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여졌다.



실제 외래진료를 받으려는 환자의 대기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예약 후 병원을 방문했지만 2시간 이상 대기한 환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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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4.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어머니의 외래진료를 위해 해당 병원에 방문한 오모(59)씨는 "오전 9시40분 외래 예약을 했는데 11시40분인 지금까지 대기하고 있다. 이런 대기시간은 처음"이라며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길어져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시간이 아깝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은 수술실에도 영향을 끼쳤다. 간호사는 수술 예약 취소를 알리는 안내전화를 환자에게 돌렸다. 한 간호사는 "전공의 선생님들의 파업으로 수술할 수 없습니다. 3월4일에 예약된 수술을 취소하겠습니다"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지 않으면 수술과 입원이 불가합니다"라고 안내했다.

안양시의 한 상급종합병원도 전공의의 부재로 혼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환자가 응급실에 입원해도 외래로 돌리거나 타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불어 응급실 환자에게 의료공백 때문에 전과 같은 의료서비스를 줄 수 없다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전공의 파업 관련 (12)
19일 오후 경기도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파업과 관련해 진료 지연으로 인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2.19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해당 병원 또한 예정된 수술이 취소됐고, 응급수술환자는 수술이 가능한 2차 병원(종합병원)으로 보냈다. 환자의 입원을 받지 않아 병동은 조용해졌다. 병동간호사에게는 입원 환자를 받지 않아 병동이 비었기 때문에 연차를 사용하라는 병원의 안내가 있었다.

 

전공의 의료중단이 현실화되지 않은 도내 병원은 폭풍전야였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예고된 20일 오전 6시를 의료공백의 고비로 보고 긴장한 가운데 전공의의 움직임을 살폈다.

성남시의 한 상급 종합병원 관계자는 "19일 정오까지 전체 전공의 280명 중 절반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20일에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책을 세운 가운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고, 수원시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225명 중 13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교수님들과 전문의들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73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천 내 수련병원 11곳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540명으로 전체 전공의 중 50.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천 대학병원 4곳은 전공의 사직서 제출로 인해 아직까진 병원 운영에 실질적인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인력 손실에 대비해 응급실과 수술실 운영을 축소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관련기사 (전공의 메스 '집단 사직' vs 정부의 봉합 '유지 명령')

/한규준·이상우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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