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항, 스마트 항만까지 못가고 운송동맥 끊길라

입력 2024-03-11 20:26 수정 2024-03-11 21:0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3-12 3면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 조성에 집단민원 발생
1년간 개점휴업… 항만업계 "기관 협의·해결책 마련" 호소

 

인천 송도국제도시 화물차 주차장
11일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완공된 인천항만공사(IPA)의 화물차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2024.3.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2027년까지 인천 신항을 '스마트 항만'으로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만 물류의 혈관 역할을 하는 화물차들을 위한 주차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 신항 화물차 주차장은 애초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있는 아암물류2단지(남항 배후단지)에 55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인천항만공사는 2007년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계획을 세우고, 2014년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송도 9공구 인근에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집단민원이 발생했고, 화물차 주차장 조성계획은 틀어지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주거지에서 700∼8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화물차 주차장이 들어서면 소음·매연, 교통 혼잡,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천항만공사는 주차 규모를 404대로 줄이고, 완충녹지를 설치하겠다고 했으나 민원은 계속됐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2021년 5월부터 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이해당사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해 8월 조정이 불성립됐다.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은 2022년 12월 조성공사가 마무리됐지만, 1년이 넘도록 개점휴업인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화물차 주차장 시설물 축조 신고를 세 차례 반려한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다음 달 2차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화물차 주차장이 부족해지면서 화물차 기사들은 신항 배후단지 등 주변 지역에 주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가 시작된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1구역 도로는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화물차가 창고에 들어오려면 크게 회전해야 하는데, 불법 주차 차량이 많아 불편을 겪고 있다"며 "오후 6~7시에는 불법 주차 화물차가 너무 많아 아예 진입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인천 물류업계에선 신항 화물차 통행량을 고려해 2천대 이상을 세워 둘 주차장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된 아암물류2단지 주차장을 우선 개방하고, 새로운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해야 한다는 게 물류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다.

화물연대 인천지부 관계자는 "화물차 기사들도 주차장이 없는 탓에 과태료를 감수하고 도로에 차를 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필요한 시설을 만들어 놓고 주민 민원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화물차 주차장 부족 문제는 예견됐음에도 관계 기관들이 이를 방치하고 있었다"며 "기관들끼리 협의해 이제라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7일 "2027년까지 인천 신항에 1조원을 투자해 화물을 적재하고 하역하는 모든 과정을 완전 자동화하는 등 친환경 스마트항만으로 만들 것"이라며 "인천항 배후부지에는 콜드체인 특화구역과 전자상거래 특화구역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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