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4월 모기떼'… 인천 시민들, 불청객에 '깜놀'

입력 2024-04-28 19:17 수정 2024-04-28 19:1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29 6면
이달 초 이례적 출몰… 매년 5월 모니터링 앞두고 민원 50건
기온 10년중 최고치, 번식조건 적합 "감염병 매개 집중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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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때 아닌 모기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말라리아 매개 모기(왼쪽)와 일반모기. /인천시 제공

인천 미추홀구 숭의4동 한 단독주택에 사는 송모(61)씨는 이달 초 저녁 시간에 옥상에 올라갔다가 여름철 불청객 모기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송씨는 급히 살충제를 찾아서 뿌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창문 방충망 곳곳에 모기 사체가 쌓인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낮 최고기온이 22℃를 기록한 지난 26일 송씨는 "4월 초부터 모기가 날아다닌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며 "집 앞에 있는 하수구에서 모기가 나오는 것 같아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모기 유충을 죽이는 약을 받아 뿌리고 하수구 구멍을 임시방편으로 막아놨다"고 했다.



최근 인천에서 때 이른 모기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인천 10개 군·구에 접수된 모기떼 관련 민원은 벌써 50여건(26일 기준)이나 된다. 인천시가 매년 5월부터 시내 곳곳에 설치한 80개의 '모기 자동계측기'로 진행하는 '실시간 모기 발생 정보 모니터링'을 한 달여 앞두고 모기가 출몰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기는 평균 기온 13℃ 이상에서 성충으로 크는데 통상 5월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인천시가 실시간 모기 발생 정보 모니터링을 이맘때부터 시작하는 이유다. 기상청이 집계한 올해 인천지역 4월 평균 기온(26일 기준)은 14.2℃로 지난 10년간 가장 높았다.

이화여대 이상돈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고 봄·여름이 길어지면서 곤충들의 활동 시기가 자연스럽게 길어졌다"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예년 봄과 달리 올해는 강수량이 많아 모기가 창궐하기 좋은 조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각 군·구 보건소는 모기 민원이 잇따르자 노후주택 밀집지역, 쓰레기 집하장 인근 지역, 쓰레기 투기 민원이 많은 지역, 하수구 등을 중심으로 방역에 힘쓰고 있다.

인천 한 보건소 관계자는 "물이 고이는 지역이나 빌라촌 하수구 쪽에서 모기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보건소 관계자는 "민원 신고 지점뿐만 아니라 구청에서 관리하는 방역취약지 위주로 이달 들어 거의 매일 방역 활동을 나간다"며 "성충이 발견되면 살충제를 살포하고, 하수구에 있는 유충은 '유충구제제'를 사용해 방역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얼룩날개모기 등) 집중 관측에 들어갔다. 시내 12곳에 설치한 모기 유인등을 통해 이런 모기들을 채집한 뒤 개체수 증가를 파악하고 방역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인천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는 밤 10시부터 새벽 4~5시까지 활동하고 있어 그 시간에 활동할 때는 모기 기피제, 방충망, 모기장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발열·오한·빈혈 등 말라리아 증상이 나타날 경우엔 신속히 병원에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백효은·이상우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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