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경인 Pick] 대학 축제에 팬덤·지역민 막나… 교정내 질서 vs 문화적 기회
[경인 Pick] 경기도내 대학들 행사 입장 제한
새벽부터 아이돌 팬 몰려와 난색
인근 주민 "흔치 않은 구경거리"
지역 상권엔 매출 기여 의견 분분
최근 경기도내 한 대학 축제에서 외부인과 축제 운영위원회간 마찰이 생기는 등 대학 축제 공연시 외부인 출입 문제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30일 오후 축제가 열린 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초대가수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5.3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대학 축제 현장 내 외부인 입장 여부를 놓고 매년 반복돼 온 갈등이 경기도 내 대학가에도 번지고 있다. 재학생들은 교정 내 질서 유지와 소음 등의 이유로 폐쇄적 입장을 취하는 반면, 지역주민들은 서울에 집중된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선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 29일 안산시에 위치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 열린 축제 현장에는 공연에 등장하는 한 아이돌 그룹을 보기 위한 팬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었다. 그런데 이날 팬덤과 축제 운영진 간 마찰이 벌어졌다.
총학생회 등 운영진의 질서 유지 활동을 두고 외부인을 과하게 제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는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갔다. 운영진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며 일축했다.
다음 날인 30일에도 이곳엔 여전히 공연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공연 시작까지 8시간이 남았지만 대기 인원은 100명을 훌쩍 넘겼다. 이중엔 재학생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찾아온 일반 시민들이 상당수였다.
축제가 열린 경기도내 한 대학교. 2024.5.3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수원시민 김모(23)씨는 "타 대학 공연을 구경 갔는데 외부인 출입을 막길래 외부인도 볼 수 있는 학교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축제를 진행한 아주대학교에선 외부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교 측이 교내 축제 공연에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아주대 2학년생 이모(21)씨는 "이전과 달리 공연 시작 한두 시간 전에만 줄을 서도 들어갈 수 있다"며 "아이돌이 오면 주변 중고교생들이 몰려와 시끄럽고 정신없었는데 재학생 입장에선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게 좋다"고 털어놨다.
외부인 출입을 두고 대학 인근 지역주민들과 상인들의 입장은 학생들과 엇갈린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27·여)씨는 "서울과 달리 지역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오는 행사가 흔치 않다"며 "재학생이 우선돼야 하는 건 인정하지만, 지역민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용인에 위치한 단국대 죽전캠퍼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42)씨는 "축제 기간에 교내로 푸드트럭이 와서 재학생 매출은 떨어졌는데, 학생이 아닌 외부 손님들이 많이 와서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