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폭염 속 4만보 재해 닿은 걸음

입력 2024-06-09 20:13 수정 2024-07-08 14: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0 1면

코스트코 노동자 김동호씨 숨진 주차장 1년 후


폐색전증·과도한 탈수로 목숨 잃어

같은 지점 근무환경 올해도 무덥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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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김동호씨가 쇼핑카트 정리를 하다 온열질환 등으로 숨진 뒤 1년 가까이 지났지만, 해당 매장의 근무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7일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한 직원이 쇼핑카트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 2024.6.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023년 6월19일 오후 7시께 코스트코 하남점 1층 주차장 한편에서 잠시 쉬던 김동호(30)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얼마 뒤 동료가 쓰러진 동호씨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그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낮 최고기온이 33℃로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그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쇼핑카트 정리업무를 맡아 주차장에 방치된 카트를 1층 매장까지 옮기던 동호씨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3시간마다 주어지는 15분의 휴식시간이 전부였다. 왕복하는 데 8~9분이 소요되는 5층 휴식공간은 있으나마나한 공간이었다.

이틀 전인 17일 4만3천보(26㎞)를, 다음날은 3만6천보(22㎞)를 걸었던 동호씨는 그날도 쓰러질 때까지 2만9천보(17㎞)를 걸었다. 맨몸으로 걷는 것조차 힘든 폭염 속에 쇼핑카트까지 끌며 수만보를 걷는다는 것은 살인적인 노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동호씨가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숨진지 100여일 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는 동호씨 유족에게 산업재해 승인 통지를 했다.

 

코스트코 노동자사망 1년 (14)
지난 2023년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김동호씨가 쇼핑카트 정리를 하다 온열질환 등으로 숨진 뒤 1년 가까이 지났지만, 해당 매장의 근무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코스트코 하남점의 모습. 2024.6.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년 가까이 지나 다시 무더위가 찾아온 지금도 현장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오후 4시께 찾아간 코스트코 하남점. 이날 하남시의 기온은 31℃. 평일 오후인 탓에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2~3층 주차장의 기온은 외부보다 1~2℃가 더 높은 32~33℃에 달했다.

먼저 1~3층 주차장에 흩어져 있던 쇼핑카트를 20여개 넘게 고정띠로 묶어 1층 쇼핑카드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 1층 쇼핑카트 보관장소로 옮기는 쇼핑카트 정리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3시간마다 주어지는 15분의 휴식시간도 그대로인 탓에 엘리베이터가 올 때까지 잠깐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그들에게 주어진 꿀맛 같은 휴식처럼 보였다.

5층 휴식공간도 바뀌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쇼핑카트 정리 직원들에게 1~2층에 추가로 휴식공간이 마련됐는지 물어봤지만 경계심을 보이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또 지하1층 사무실 앞에서 코스트코 중간 관리급 직원에게 재차 질문했지만 "휴식공간이 여러 곳에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장소와 언론공개는 어렵다"고 회피했다. 

 

→ 관련기사 ([경인 WIDE] 무거운 카트 뒤 내몰린 노동권… '제2의 김동호' 막을 대책 시급)

/문성호·윤혜경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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