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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Pick] 6월부터 쌓인 폭염은 예고편… 장마 다음엔 찜통 온다
6月 폭염일수 2.4일 사상 최대
도내 온열질환자 59명 '작년 2배'
7~8월 건조함 보단 습해질 더위
광명시는 '반바지 출근' 근무 조치
'1분에 7대씩 판매' 에어컨도 인기
박승원 광명시장과 직원들이 지난 21일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6.21 /광명시 제공 |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올 여름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올해 6월 폭염일수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을 이미 넘어섰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도 급증했고, 폭염을 피할 방법을 찾지 못한 취약계층의 걱정도 크다.
장마가 끝난 7∼8월에는 지금보다 더 센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이에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했고, 공직사회에서는 반바지 출근이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6월부터 최악 폭염
=2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6월 1∼20일 폭염일수는 2.4일로, 이미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일수인 0.6일의 4배에 달했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의미한다.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의 경우 6월 폭염일수는 1.5일이었고, 짧은 장마 후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7월 15.4일, 8월 14.1일로 치솟았다.
올해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이유는 이동성 고기압 때문에 날이 맑아 일사량이 많은 데다가 남서풍까지 불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시작된 장마가 북상하며 폭염도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특히 이번 6월 더위가 이동성 고기압으로 인한 '건조한 더위'였다면, 7∼8월은 습하고 더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인해 마치 습식 사우나에 있는 것과 같은 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 각지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화성시 상공에 해무리가 관측되고 있다. 2024.6.19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
■사우나 더위 어떻게 버티나? 온열질환자도 늘었다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지난달 2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달 19일까지 보고된 것만 도내 모두 5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30명)의 약 2배이고, 전국에서 발생한 환자(264명)의 22%를 차지한다. 지난 19일에만 화성, 남양주, 수원, 의정부, 파주 등 7개 시군에서 9명이 발생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 43명, 열사병 8명, 열경련 4명, 열실신 3명, 기타 1명 등이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12명, 50대 11명, 60대 10명 등이다.
온열질환 통계는 응급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가운데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도내 93곳)이 폭염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고한 환자에 한정돼, 실제로 온열질환을 겪는 도민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기도는 119 폭염구급대 차량도 281대로 늘리고 실내 무더위쉼터를 554곳 추가 지정해 모두 8천288곳을 운영 중이지만, 일명 '사우나 더위'가 시작되면 이마저도 과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만이 살 길? …반바지 출근도 권장
=광명시가 오는 30일까지 반바지 출근을 하기로 했다. 체감온도를 낮춰 에너지를 절약하고 유연한 업무환경을 조성해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이 기간 전 직원은 반바지나 치마 등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한다.
박승원 시장도 지난 21일부터 공식적인 행사 이외에는 반바지 차림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반바지 출근은 폭염에 맞춰 타 지자체와 민간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최악의 폭염이 예고되자, 에어컨 수요도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정용 에어컨이 지난주 일 평균 1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일간 1분에 7대 이상 판매됐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김성주·이상훈·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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