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인줄 알았는데 '편의시설'
청라, '폐열로 유지' 식물원에 산책로
어린이집 20여명 '재활용 중요성' 배워
캠핑장 갖춘 '송도'엔 악취 전혀 안나
배출가스·오염물질 국제 기준比 낮아
'권역별 신설 '부정적 인식 개선 노력
2일 오전 11시께 인천 서구 청라 자원순환센터에 방문한 남동어린이집 아이들이 시민환경해설사로부터 환경교육을 받고 있다. 2024.7.2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2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서구 청라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소각동과 관리동 등 건물을 제외한 일대는 하나의 생태공원을 보는 듯했다. 파릇파릇한 나무들과 함께 산책로와 연못이 조성돼 있었고, 건물 바로 앞쪽엔 농구장과 테니스장, 축구장 등 체육시설도 마련돼 있었다.
청라 자원순환센터 일대 전체 부지는 15만6천여㎡로, 축구장(7천140㎡) 22개 규모다. 이 중 생활폐기물 소각시설과 음식물 사료화 시설 등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7.3% 정도다. 나머지 부지는 주민 편의 공간으로 마련됐다. 야자수 등 식물 수천 종이 식재된 식물원은 소각장 폐열로 유지된다.
홍보관이 있는 관리동에 들어서니 6~7세 어린이 20여명이 견학 중이었다. 아이들은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며 재활용의 중요성을 배웠다.
남동어린이집 전모(44) 교사는 "아이들이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어떻게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을 거 같아 견학을 신청했다"며 "저도 소각장은 처음인데, 주변이 생각보다 깨끗하게 잘 돼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2일 오전 11시께 인천 서구 청라 자원순환센터에 방문한 남동어린이집 아이들이 시민환경해설사로부터 환경교육을 받고 있다. 2024.7.2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이날 인천환경공단의 신입 직원 견학도 진행됐다. 자원순환센터에 처음 와봤다는 진희수(28)씨는 "쓰레기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곳이 소각장인 걸 알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날 방문한 연수구 송도 자원순환센터 역시 소각시설과 더불어 주민편의시설(송도스포츠파크·캠핑장·농구장·배구장 등)이 배치돼 있었다. 소각시설이 있는 건물과 편의시설은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송도 자원순환센터 건물 밖에서 악취가 전혀 풍기지 않았다.
1일 인천 연수구 송도 자원순환센터에 견학 온 어린이들. 2024.7.1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시민환경해설사 명미영(39)씨는 "제가 사는 인천에 이런 소각 시설이 있다는 걸 몰랐었다"며 "연기를 배출할 때 중금속이나 가스 등을 많이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교육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청라자원순환센터와 송도자원순환센터는 인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일평균 420t, 540t씩 소각 처리하고 있다. 인천환경공단은 배출가스를 법적 기준치의 40% 이하로 관리하면서, 배출가스 정보를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발암물질 다이옥신, 대기오염물질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국제·국내 법적 기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 그래프 참조
인천시는 당초 권역별로 소각장을 신·증설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수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해 1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책임 주체인 군수·구청장이 소각장 확충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인천시는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소각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겠다며 군수·구청장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천환경공단과 함께 자원순환센터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옛날과 달리 기술이 많이 발전했으니 시민들께선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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