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불구 매주 특정 동호회 사용
규정 어기고 개인목적 대회 열기도
인천경제청 "부정한 방법 정황 없다"
인천 송도 달빛공원 전경. /경인일보DB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공공체육시설을 일부 동호회가 독점한 듯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착순 온라인 예약 방식으로 운영 중인데도 매주 주말마다 같은 시간대에 특정 동호회가 고정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특혜 제공이나 불법 예약 프로그램(일명 매크로) 사용 등이 의심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공공체육시설인 송도 달빛공원 테니스장 관리·운영과 주민 레슨 등을 민간 업체에 맡겼다. 2016년부터 이 테니스장을 관리하는 A업체는 총 17개 코트 중 6개를 레슨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받고 있다.
매달 25일 오전 10시에 그 다음달 예약을 받는 식이다.
그런데 한 테니스 동호회는 정기 대관한 것처럼 매주 일요일 오후 4시간 동안 4개 코트를 고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해당 동호회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소개글에도 적혀 있다. 최근에는 이 코트들을 활용해 다른 클럽과 교류전을 열기도 했다.
테니스장 예약 홈페이지에는 개인 목적으로 대회를 열지 못하도록 공지돼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또 다른 동호회도 최근까지 매주 주말 오후 4시간 2개 코트를 정기 대관한 듯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업체가 다른 곳에서 운영하는 레슨장의 수강생들이 이 테니스장으로 실전 게임을 하러 오기도 한다.
최근 인천지역 테니스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일부 동호회가 항상 같은 시간대를 선점한다. 부정적 방법으로 코트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17개 코트 중 조명이 없어 야간 사용이 불가능한 코트 3개와 레슨용 코트들을 제외하면 일반 동호인들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과 같은 황금 시간대를 예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테니스 동호인 이모(45)씨는 "선착순으로 한꺼번에 한 달 치 예약을 받는데, 일부 동호회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같은 요일 특정 시간대 예약을 모두 성공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예약이 시작되는 시각에 서둘러 접속해도 좋은 시간대는 늘 마감돼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상 특정 동호회에 혜택을 주기 위해 (황금 시간대 등의 일반인) 예약을 막아놓는 일은 절대 없다. 인천경제청에도 이미 예약 현황 등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면서도 "코트에서 교류전을 여는 부분 등은 모르고 있었는데,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크로를 의심하고 있는데, 공공기관도 못 막는 매크로를 우리가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관련 민원이 접수돼 예약 현황을 확인한 결과 예약자 이름 등이 모두 달랐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동호회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선착순 예약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며 "부정적 방법으로 예약한 정황이 없어 별다른 개선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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