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경기국제공항 백서 발표에 "알맹이 없는 맹탕 보고서" 비판 쏟아져

입력 2024-09-04 20:13 수정 2024-09-04 20: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05 3면

윤곽과 필요성은 안갯속으로


건설 로드맵 여론조사 신뢰성 논란
1차 설문서 필요성 동의율 '반토막'
"질문 자체 건설 유도 문항들 구성"
핵심쟁점 '위치' 모호 공론화 지적


경기도가 공개한 경기국제공항 백서 표지/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공개한 경기국제공항 백서 표지/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건설의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며 5개월 이상 행정력을 투입해 만든 백서를 공개했지만, 알맹이 없는 '맹탕'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민감한 의제가 대부분 배제되거나 여론조사의 신뢰성 등을 두고 경기도의회 내부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4~8월 5개월 동안 '경기국제공항 건설 도민 숙의공론조사'를 진행하고 백서로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숙의공론조사는 유·무선 RDD(RandomDigit Dialing)를 활용해 도내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여론조사와 숙의공론조사 참여 의향이 있는 206명을 대상으로 한 2~3차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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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로 진행한 1차 여론조사에선 경기국제공항 건설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이 51%로 나타났다. 나머지인 절반 가까이는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반면 도가 별도로 모집해 숙의토론회에 참석한 206명은 2~3차 여론조사에서 각각 64%, 72%의 동의율을 보였다.

경기국제공항 건설 방향에 대해서는 '국가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경제공항(41%)'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 거점공항(24%)', '환경친화 탄소중립 공항(17%)', '고객 맞춤형 스마트공항(16%)' 등의 순이었다.

 

경기국제공항 건설로 기대되는 점(복수 응답)으로는 '국가경제 발전 기여(84%)'와 '지역경제 활성화(75%)'를, 우려 사항으로는 '환경문제 및 소음(89%)', '예산 부담(87%)'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도의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알맹이 없는 '졸속' 보고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한 목소리가 많았다.

화성시를 지역구로 둔 A의원은 "공론조사 샘플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 질문 자체들이 국제공항 건설을 유도하는 문항들로 구성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애초에 관심 많은 이들만 모인 자리인데, 여기에 동의를 물어보는 게 무슨 의미인가"라고 짚었다.

수원군공항 이전의 연계성과 공항 후보지 등 민감한 내용도 제외됐다.

수원 지역구 B의원은 "어느 지역에, 어떤 입지에 공항을 설치하겠다는 것도 결론을 안 내놓고 필요성과 미래상, 기대사항을 묻는 게 말이 되나"라며 "현재 경기국제공항의 가장 큰 쟁점은 위치와 방식이다. 군공항 이전 관련 연계도 아직 도가 모호한 입장인데, 이것부터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건·이영선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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