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구멍으로 본 세상? - 녹내장

11일은 대한안과학회에서 정한 제34회 눈(眼)의 날이다. 대한안과학회는 올해를 '녹내장에 의한 실명예방의 해'로 정하고, '눈은 또 하나의 생명이다-빨리찾은 녹내장 평생시력 디딤돌'이란 표어로 일반인들에게 녹내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로 했다.

대한안과학회가 이 처럼 강조하는 녹내장은 전체 실명원인 중 두 번째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녹내장 또한 조기 발견 및 치료할 경우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90% 이상이 말기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시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한 게 녹내장의 특징. 이 때문에 최근 국내·외적으로 녹내장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진단법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40세 이후에는 연 2회 안압·시신경 검사를 통해 녹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눈의 날을 맞아 인천 한길안과병원 녹내장 클리닉 최진영 진료과장과 수원이안과 한규헌 원장의 도움말로 '녹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어! 시야가 점점 좁아져요
 
백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인 녹내장은 어떤 원인에 의해 망막의 신경세포와 시신경이 말라죽어 점차 시야가 좁아져 '토큰 구멍을 통해 세상을 보듯 하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과거 녹내장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던 안압상승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시신경 유두부(망막과 뇌를 연결해 색과 밝기를 느끼게 하는 부분)에 혈액 공급이 모자라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스테로이드계 약물남용, 수술이나 외상, 당뇨병, 염증, 유전적 요인 등이 녹내장 발생 원인으로 검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설명했듯 실명직전인 말기까지 시력의 저하나 시야의 축소 등을 환자가 느끼지 못하다가 증상이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죽은 신경세포는 되살릴 수가 없으므로 저하된 시력은 회복시킬 수 없다.
 
#한국인, 정상안압 녹내장 특히 주의
 
녹내장의 종류는 개방각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 속발성 녹내장, 선천성 녹내장, 정상안압 녹내장 등이 있다.
 
서양에선 개방각녹내장이 가장 흔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에선 정상안압 녹내장이 더 많은 편이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눈 속에 들어있는 방수라는 액체로 인해 일정정도 유지되는 압력. 안압으로 눈 모양을 지켜준다)은 정상(10~21㎜Hg) 수준이지만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공급이 모자라 망막에서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들이 파괴돼 발생하는데, 심혈관질환이나 편두통, 저혈압 등과 연관이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별 다른 증상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시야가 좁아진다. 가장 흔한 녹내장으로, 45세 이후 주로 발생한다.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갑작스레 안압이 증가하면서 시력 장애, 심한 두통, 안구 통증 등 자가증상이 나타나 발견하기가 쉽다. 속발성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보다 높지만 신경장애가 나타나지 않고, 선천성 녹내장은 태내에서 태아의 눈 형성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데 아기의 검은 동자가 지나치게 크거나 눈이 맑지 않으며 눈물을 많이 흘리면 녹내장 여부를 검사해 봐야 한다.
 
#정기적인 점검이 녹내장 예방
 
녹내장의 진단은 안압측정, 시야검사, 시신경검사, 전방각경사 등 4가지는 필수적이고, 최근 개발·보급되고 있는 광간섭단층촬영기인 OCT를 통해 망막시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측정함으로써 녹내장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녹내장 치료법으로는 약물·레이저·수술요법이 있다. 그러나 완치가 불가능하고,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녹내장은 40세 이상의 성인이면 연 2차례에 걸쳐 안압·시야·시신경 등 정기적 검사를 받아 예방하는 게 최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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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기자

yj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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