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도로명엔 '어떤 인물이 살까'

목동훈 기자

발행일 2014-02-2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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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 중봉대로에 지난 2012년에 개통한 인천청라국제도시 중봉지하차도 모습. /경인일보 DB
인천지역 사유 조회해보니…
'중봉대로' 등 이름·호 15개
김구 선생 '백범로'는 4곳에
역사 속 위인들 사연도 담겨


'중봉로는 왜 그렇게 이름을 붙였지?'

도로명주소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도로명주소를 사용하고 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난 도로의 이름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전행정부 도로명안내시스템(www.juso.go.kr)에서 도로명 부여 사유를 조회해 보니, 인천지역 도로명 상당수는 옛 지명이나 옛 마을의 특성을 담고 있다.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나 호(號)를 딴 길 등 인물과 관련된 도로명은 15개다.

인천지역 도로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정치가이자 독립운동가인 백범 김구다. 남동구·동구·서구·부평구 등 4개 구에 '백범로'가 있다.

김구가 인천에서 옥살이를 하고 축항 공사 현장에서 노역한 것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호를 따온 것이다.
인천대공원에 김구와 그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동상이 있는 것도 도로명을 결정할 때 고려됐다. 하지만 이들 도로가 김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남동구·남구·연수구에는 '비류대로'가 있다. 이는 약 2천년 전 고구려 시조 고주몽의 아들인 비류가 고구려를 떠나 미추홀(인천 문학산 부근으로 추정)을 도읍으로 정한 것을 기리는 것이다.

인천에 어느 정도 산 사람이면 '중봉대로'라는 도로명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중봉대로의 '중봉'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의병장인 조헌 선생의 호다.

현재 동구와 서구에 중봉대로가 있다. 조헌은 인천 율도 개척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던 조헌은 사람을 시켜 율도를 개간하게 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가족을 율도로 보내놓고 자신은 전쟁터로 나갔다. 그는 700여명의 의병과 금산에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강화군에 '철종외가길'이 있고, 계양구에는 '영신군길'이 있다. 철종외가길은 '조선 철종 4년에 지은 철종 외가가 있는 지역에서 유래', 영신군길은 '영신군 묘지 주위를 통과하는 길'이라고 도로명 안내시스템에 나와 있다.

계양구 동양지구내 서부간선수로 서측 도로 구간을 '순강길'이라고 한다. 이 일대에 성종의 증손인 순강군과 그 후손의 집성촌이 있었다고 한다.

부평구 '이규보로'(백운거사 이규보)와 '충선로'(고려 충선왕), 서구 '허암길'(허암 정희량), 중구 '우현로'(우현 고유섭) 등도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나 호를 딴 도로명이다. 이중 '충선로'는 고려시대때 부평이라는 행정 지명을 처음 사용한 충선왕을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이름이나 호는 아니지만, 인물과 관련된 도로명도 있다. 강화군 '충렬사로'가 대표적이다.

충렬사는 선원 김상용, 동천 이상길 등 병자호란·신미양요때의 충신 28명의 위패를 봉안한 곳이다. 김상용은 병자호란때 강화성이 함락되자 화약에 불을 질러 자결했다.

계양구 계산동 945~948-6 길은 활쏘기를 좋아하는 정조가 김포장릉(사도세자 묘)을 전배하러 가는 도중 잠시 쉬면서 활을 쏜 곳이라고 해서 '어사대로'가 됐다. 연수구 '원인재로'는 인천 이씨 사당이 있는 곳을 지나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구에는 낙섬중로·낙섬동로·낙섬서로가 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이윤생이 의병을 모집해 청나라 군대와 싸운 곳이 낙섬이다.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 부인 강씨는 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 남구 용현동에는 시도기념물 제4호 '이윤생·강씨정려'가 있다.

/목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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