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50대 여자 회사원, 집 근처 성당을 가던 여대생이 잇따라 연락이 두절됐다. 노래방 도우미 두명도 열흘 간격으로 소식이 끊긴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최근 수원·화성 등 경기남부지역에서 부녀자 실종이 이어지면서 정체 모를 범죄의 공포가 이들 지역에 엄습하고 있다. 특히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두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9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30분께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서 여대생 A(20)씨가 "성당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뒤 현재까지 소식이 끊겼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A씨의 모습이 당시 현장을 지나던 사람들에 의해 목격됐으며 A씨의 휴대폰은 바로 이곳을 마지막으로 두절됐다. 경찰은 A씨의 주변 정황으로 비춰볼때 범죄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카드 사용이나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며 "평소 착실하고 신앙심이 두터웠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범죄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B(35·여)씨가 오전 1시께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선뒤 연락이 끊겼다. B씨는 이튿날 친척이 남긴 음성메시지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귀가하지 않았으며 B씨의 조카(23)는 28일 인근 지구대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가족들은 B씨의 휴대폰 위치가 화성시 비봉IC 인근에서 끊겼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보다 열흘전인 같은달 14일 새벽에는 C(45·여)씨가 군포시 금정역 먹자골목의 한 노래방에서 나온뒤 연락이 두절됐다. C씨의 휴대폰은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지역에서 최종 위치가 확인됐으며 C씨의 딸(22)은 일주일뒤인 같은달 21일 미귀가 신고했다.

B씨와 C씨는 모두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한달새 수원·화성 등지에서 연이어 미귀가 신고가 접수된 여성 4명 가운데 지난 3일 퇴근길에 실종된 중소기업 여 경리계장을 포함(경인일보 1월 8일자 19면 보도), 3명이 화성지역에서 실종되거나 휴대폰 최종 위치가 확인됐다. 또 여대생이 실종된 지점도 이들 지역과 멀지않은 곳이다.

이들 사건의 관련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4건 모두 특별한 단서나 목격자가 없어 자칫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관할 경찰서들은 각각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실종 부녀자들에 대한 통화 내역 조회와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대대적인 수색 활동과 함께 수배전단 수만장씩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