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영유아 및 어린이들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비율이 다른 도시보다 높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화학물질 노출과 식생활 변화 등 환경과 밀접한 질환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짐작은 했지만, 이를 증명하는 통계수치는 충격적이다. 국회가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에 의뢰해 최근 발표한 '영유아 및 소아의 지역별 알레르기질환 실태분석'결과 지난 2001~2005년 영·유아 및 어린이(0~14세)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은 3.5%로 서울을 제외한 6대 광역시중 대전(3.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인천지역에서도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알려진 중구(4.9%)·동구(4.3%)·서구(4.2%)·남동구(4.1%)의 발생률이 높은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인천은 항만과 대단위 폐기물매립장·건설 현장·산업공단·무허가 중소기업이 산재해 있는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가 많다. 언뜻 생각해도 이 지역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시민이 많다는 것은 도시개발과 환경파괴에 따른 대가로 인식할 수 있다. 학계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찾지 못했지만 '환경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가천의과학대 피부과학교실은 지난해 인천지역 구·군별 공해와 유소아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 관련성을 연구한 바 있다. 서울시도 아토피성 질환이 급증하자 올해부터 3억원을 들여 실태·욕구조사 연구를 비롯 전문 클리닉운영, 가족지원 프로그램 마련, 영양심리 상담 등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2010년까지는 서울의료원을 환경성질환 전문 종합센터로 육성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한데 인천시는 도시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아토피 피부염대책이 전무하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이 도시개발과 환경파괴에 따른 부작용이라면 개발주체인 자치단체가 앞장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면역성이 떨어지는 영유아 및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재정적·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질환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아토피 피부염 근절을 위한 중·장기 대책이 반드시 나와야 하는 이유이며, 인천시가 추구하는 세계 일류명품도시를 건설하는데 빠질 수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