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의 계절이 찾아왔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봄이면 유독 극성을 부리는 아토피 때문이다. 가려움증이 심해 밤잠을 설치며 피부를 벅벅 긁어대고 보채기를 반복하는 아이들. 내가 대신 아픈 게 낫겠다는 심정으로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옛날엔 생소하기만 했던 '아토피'가 왜 이리 극성일까?

■ 몸 안의 열이 아토피 주범

한방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을 '몸 안에 뭉친 열이 독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오염된 환경을 접하다 보면 몸속에 나쁜 열이 생긴다.

이런 나쁜 열을 지닌 엄마 아빠가 아이를 낳게 되면 열 명 중 여덟, 아홉은 속열을 갖고 태어난다. 이것이 신생아 때 나타나는 '태열'이다. 예전에는 흙을 밟고 뛰어 놀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증상이었지만, 요즘은 태열이 소아 아토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태열이 없었어도 아이가 오염된 환경 속에 노출되면서 몸 속에 나쁜 열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 결과 아토피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몸 속 깊숙이 내재된 나쁜 열이 몸의 음양 균형을 깨뜨리고 이로 인해 오장육부 균형이 깨져 피부로 표출되는 것이다. 열독이 풀리지 않는 한 아토피는 계속 재발할 수 있다.

■ 장이 건강하면 피부도 건강

오장육부의 균형을 잡아줄 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하는 부분이 비위기능(소화기)이다. 실제 아이나 산모의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섭취한 경우 아이의 아토피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는 대장과 피부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음식에 반응을 보이기 쉬운 어린 아이들의 경우 비위기능을 바로잡아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면 아토피 피부염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 진물이 많은 아토피는 습(濕)을 제거하거나, 건조한 아토피에는 습하게 해주는 처방을 하는 등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처방으로 치료한다.

아토피는 치료만큼이나 가정에서의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평소 보습 로션을 자주 발라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고, 강렬한 자외선은 피한다.

먹거리로는 가급적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은 유기농 식품을 선택한다. 농약이나 비료를 먹고 자란 식물이나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은 성질이 뜨겁게 변하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 아이들 또한 속열이 생기기 때문이다.

<도움말:서초 함소아한의원 우혜명 원장>